"부 대물림 않겠다"…515억 기부한 전 KAIST 이사장 별세

윤현성 기자 2024. 6. 1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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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며 재산 515억원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기부한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12대 KAIST 이사장)이 별세했다.

KAIST는 고(故) 정문술 전 회장이 12일 오후 9시30분께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13일 밝혔다.

고인은 국내 최초로 개인 고액 기부액 515억원을 KAIST에 기부하며 바이오및뇌공학과,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설립에 기여했다.

KAIST에 고인의 이름을 붙인 정문술 빌딩과 부인의 이름을 따온 양분순 빌딩도 건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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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정문술 전 회장 12일 오후 숙환으로 별세…향년 86세
국내 최초로 개인 고액 기부액 515억원 KAIST에 기부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정문술 전 카이스트 이사장이 지난 2014년 1월10일 서울 강남구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카이스트 발전기금 약정식에서 강성모 카이스트 총장에게 미래 인재 양성과 뇌 과학 분야 연구에 써달라며 215억 원의 기부 약정식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4.01.10.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부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며 재산 515억원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기부한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12대 KAIST 이사장)이 별세했다.

KAIST는 고(故) 정문술 전 회장이 12일 오후 9시30분께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13일 밝혔다. 향년 86세다.

1938년생인 정 전 회장은 전북 임실문 강진면에서 태어나 남성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군 복무 중 5·16 군사정변이 일어나 혁명군 인사·총무 담당 실무자로 일했고, 이후 1962년 중앙정보부에 특채로 채용됐다. 1980년까지 중앙정보부 기획조정실 기획조정과장으로 역임하다가 12·12사태로 정권이 바뀐 이후 보안사에 의해 해직됐다.

고인은 1983년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미래산업을 창업해 한국의 벤처 1세대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래산업 창업 이후 일본의 퇴역 엔지니어를 영입했고, 반도체 검사장비를 국산화해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20세기 말 국산 반도체 수출이 확대되면서 기업 성장이 가속화됐고, 1999년 1월에는 국내 최초로 미래산업을 나스닥에 상장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후 2001년에는 '착한 기업을 만들어 달라'는 당부와 함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고인은 국내 최초로 개인 고액 기부액 515억원을 KAIST에 기부하며 바이오및뇌공학과,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설립에 기여했다. 2001년 300억원을 첫 기부한 이후 2013년 215억원을 다시 기부했다. KAIST에 고인의 이름을 붙인 정문술 빌딩과 부인의 이름을 따온 양분순 빌딩도 건립했다.

고인은 2014년 진행된 기부금 약정식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과 '부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개인적 약속 때문에 이번 기부를 결심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당시 고인은 "이번 기분은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였고, 또 한편으로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소중한 기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고인은 국민은행 이사회의장, KAIST 이사장을 역임하고 과학기술에 대한 공로로 과학기술훈장 창조장을 수상했다. 2014년에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아시아·태평양 자선가 48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고인의 빈소는 건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 20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5일 오전 9시, 장지는 서울 추모공원-광주시안이다. 유족은 배우자 양분순씨와 2남 3녀가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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