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한 50대, 이직 시 '단순노동' 몰려… "임금체계 구조 바꿔야"

김지현 기자 2024. 6. 13. 15:2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퇴직한 중장년층이 직무 단절을 겪으며 나이가 많아질수록 육체적 단순노동 일자리에 종사하는 경향이 짙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장년 인력의 고용 비용을 높이는 '연공서열형 직무체계'가 아닌, 내용·성과에 따른 임금 체계를 도입해 직무 연속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령 취업자 증가폭↑, 청년층은 뒷걸음. 연합뉴스.

퇴직한 중장년층이 직무 단절을 겪으며 나이가 많아질수록 육체적 단순노동 일자리에 종사하는 경향이 짙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장년 인력의 고용 비용을 높이는 '연공서열형 직무체계'가 아닌, 내용·성과에 따른 임금 체계를 도입해 직무 연속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김지연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3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직무 분석을 통해 살펴본 중장년 노동시장의 현황과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5가지 직무(분석·사회·서비스·반복·신체)로 구분, 1998년-2021년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이용해 연령대별 변화를 회귀분석했다.

연구 결과 20-75세 남성 취업자의 경우 연령이 높아질수록 분석, 사회, 서비스 직무 성향은 낮아지고 반복적인 신체 직무 성향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직무 성향은 30대 취업자에게서 가장 높았으며 나이가 들수록 감소했다. 특히 50대 이후에서 감소 폭이 가팔랐다. 연령이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저숙련·저임금 일자리에 종사한다는 셈이다.

이러한 직무 변화는 주로 실직, 퇴직한 뒤 새로운 일자리를 찾게 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50세 미만 연령대에서 이직한 경우에는 분석 직무 성향이 거의 변하지 않거나 오히려 증가했지만, 50대 이상 연령대에서 이직할 때는 분석 직무 성향이 크게 하락한 것이다.

여성도 남성과 대체로 비슷한 경향을 보였지만, 분석 직무 성향이 낮아지는 시기가 30-40대로 남성보다 빨랐다. 출산·육아에 따른 경력 단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나이가 들수록 업무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라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으나, 개인 생산성과 관련된 변수를 통제해 도출한 결과임을 고려할 때 단지 생산성 차이에 기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김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분석, 사회 직무 수행에 필요한 능력이 있는데도 해당 직무를 수행하는 일자리에 채용되지 못하는 중장년층 근로자가 존재한다는 뜻"이라며 "현재 노동시장에서 중장년층이 보유한 인적자원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장년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중장년층에 대한 수요를 억제하는 과도한 연공서열형 임금 체계 대신, 재직기간보다는 직무의 내용과 성과에 따른 임금 체계를 확대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 법정 정년 이전에 생애 주직장에서 조기퇴직 하는 근로자가 많은 점을 고려할 때 법정 정년 연장의 실효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정년퇴직 후 재고용 제도를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성 취업자가 출산 육아기인 30-40대에 생산성 낮은 일자리로 이동하며 발생하는 남성과 여성 간 직무 성향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일·가정 양립에 대한 지원, 가족 친화적인 근로환경 조성을 통해 생산성 높은 일자리에 여성이 남아 있을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