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즐기는 40세 이상 절반 ‘심장이 위험하다’
고강도 러닝 중년 56% ‘운동유발성 고혈압’
심근경색·부정맥 등 위험 높일 가능성 있어
40세를 넘어 중년에 접어들면 마라톤 같은 강도 높은 달리기가 자칫 심장 건강을 위협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박경민 교수, 성신여대 운동재활복지학과 김영주 교수 연구팀은 40~60세 중장년층이 과도한 수준의 달리기 운동을 할 경우 심장 돌연사를 일으키는 ‘운동유발성 고혈압’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연구를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게재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진은 운동과 고혈압의 관계에 관해 연구한 기존 논문 24편을 종합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운동유발성 고혈압은 평소에는 정상이던 혈압이 운동을 할 때 과도하게 오르는 경우를 가리킨다. 수축기 혈압이 남성은 210㎜Hg, 여성은 190㎜Hg 이상이면 운동유발성 고혈압으로 진단된다. 선행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 연령과 나이, 인종을 망라한 전체 인구 가운데 운동유발성 고혈압의 유병률은 3~4% 수준에 그쳤지만, 중년 남성으로 국한하면 유병률이 40%로 대폭 증가했다. 특히 마라톤을 즐기는 중년으로 범위를 더 좁히면 56%가 운동유발성 고혈압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달리기가 일반적으로 심폐지구력을 향상시켜 건강에 도움을 주는 효과를 보이지만, 마라톤처럼 강도 높은 수준으로 수행하는 중년 남성에겐 고혈압을 유발할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문제는 이런 고혈압이 일으키는 2차 질환으로, 운동유발성 고혈압은 심근경색의 주요 원인인 죽상동맥경화증을 비롯해 부정맥, 심방세동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선행 연구에선 같은 중년층이라도 고강도 달리기를 하지 않는 일반인의 죽상동맥경화증 유병률은 22.2%이었으나 마라톤 등을 지속적으로 운동하는 선수에겐 유병률이 44.3%에 달했다. 심방세동 부정맥이 나타날 위험 역시 지구력 운동 선수가 일반인보다 5배 높다는 연구도 있었다. 또 1주에 3시간 이상 마라톤 같은 고강도의 지속성 운동을 10년 이상 계속할 경우 돌연사의 주요 원인인 심방세동 위험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40세를 넘으면 마라톤을 즐기기에 앞서 본인의 신체능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미 마라톤을 즐기고 있더라도 적어도 1년에 한 번 운동 혈압을 확인하면서 필요할 때는 심장의 관상동맥이 막히거나 좁아지진 않는지 검사할 것을 권장했다. 박경민 교수는 “심장의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운동부하검사와 본인의 심장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심장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토대로 체계적으로 시작해야 오랫동안 건강하게 달리기를 즐길 수 있다”며 “일반적인 성인에겐 하루 20~60분, 일주일에 3~5회, 최대 산소소비량(VO2 Max) 40~80%의 적당한 강도로 운동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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