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AI 목소리는 거의 여성일까…“AI 발달할수록 여성은 비인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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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과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허'(Her) 속 AI는 여성으로 설정돼 있다.
실제로 2011년 이후 일제히 등장한 AI 음성 비서인 애플의 '시리', 구글 '어시스턴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타나' 등은 기본 설정이 여성이다.
이스라엘 기술 회사인 사이아브라(Cyabra)가 4만 개 이상의 AI 프로필을 분석한 결과, 프로필이 여성으로 설정된 경우의 조회수가 남성인 경우보다 평균 3배 이상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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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과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허’(Her) 속 AI는 여성으로 설정돼 있다. 실제로 2011년 이후 일제히 등장한 AI 음성 비서인 애플의 ‘시리’, 구글 ‘어시스턴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타나’ 등은 기본 설정이 여성이다.
이렇듯 AI의 성별은 거의 여성인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AI 목소리가 여성일 경우 남성일 때보다 더 인간적이라는 느낌을 주고, 덜 위협적이고 호감이 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인간이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성별과 관련된 고정관념이 현실 세계에서 가상 세계로 옮겨간 것으로, AI가 인간화될수록 여성은 비인간화될 것이라고 AP통신이 12일(현지 시각) 분석했다.
이스라엘 기술 회사인 사이아브라(Cyabra)가 4만 개 이상의 AI 프로필을 분석한 결과, 프로필이 여성으로 설정된 경우의 조회수가 남성인 경우보다 평균 3배 이상 높았다. 설정된 여성 프로필이 젊을수록 조회수는 더 높아졌다. 사이아브라는 “AI로 만든 계정 프로필을 여성으로 표시하는 것이 남성으로 표시하는 것보다 도달 범위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실제로 중국과 러시아 등은 선전과 허위 정보를 퍼뜨리기 위해 여성으로 설정한 가짜 소셜미디어(SNS)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P통신은 “이들 국가는 지혜를 전하는 현명한 할머니 또는 나이 든 남성과 정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젊고 매력적인 여성을 내세워 왔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5월 온라인 정보 분석 단체 뉴스가드(NewsGuard)는 AI가 생성한 수백 개의 가짜 계정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난하는 데 사용됐음을 발견했다. 해당 계정은 “바이든에게 투표하지 않겠다”는 글을 주로 올렸다. 일부 계정은 진짜였지만, 700개 이상이 가짜 계정이었다. 이들 가짜 계정 프로필은 일리노이주나 플로리다주 등에 거주하는 젊은 여성으로 설정된 경우가 많았다.
프랑스 툴루즈대 마케팅학 교수인 실비 보라우는 “사람들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따뜻하고 덜 위협적이며 더 호감이 가는 사람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남성은 더 유능하다고 인식되는 경우가 많지만, 위협적이거나 적대적일 가능성도 더 높다”고 했다. 이어 “사람들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여성으로 가장한 가짜 계정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유엔(UN)은 지난 2019년 ‘AI는 성차별적인가’라는 보고서에서 IT 분야에서 일고 있는 성편견을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유엔은 AI 개발자 중 여성은 12%, 소프트웨어 개발자 중 여성은 6%에 불과한 현실이 반영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유네스코 성 평등 담당 이사인 사니예 굴세르 코랏은 “여성인 척하는 순종적이고 친절한 기계가 우리 집, 자동차, 사무실에 들어오고 있다”며 “AI는 사람들이 여성에게 말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여성과 소녀들이 디지털 기술을 익혀 IT분야에 진출하는 것을 성차별적인 인식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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