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히 버티고 있는 SSG 고민…‘대타 타율 꼴찌’
대타는 공격의 흐름을 한순간에 바꿔놓을 수 있는 조커 카드다. 대타가 잘 때리면 상대 팀의 계산을 흔들 수 있다. 그러나 SSG의 대타는 좀처럼 터지지 않고 있다.
SSG의 대타 타율은 0.079로 리그 꼴찌다. 리그 1위 NC(0.333)의 4분의 1 수준이다. 9위 키움(0.186)의 반에도 못 미친다. 대타 홈런은 아직 없다. 저조한 대타 타율은 SSG 야수 라인업의 ‘뎁스 부족’을 드러내는 장면이다. 주전들의 힘으로 중위권에서 버티고 있지만, 부상이라도 나오면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SSG는 좀처럼 대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일 롯데와의 경기에서는 3-5로 지고 있던 9회초 2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간판타자 한유섬이 이지영을 대신해 타석에 섰다. 극적인 역전승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롯데 마무리 투수 김원중의 직구가 한유섬의 방망이에 맞은 뒤 좌익수에게 잡히면서 경기가 마무리됐다.
최근에는 대타 기용이 오히려 독이 되기도 했다. 이숭용 SSG 감독은 지난 11일 KIA전 9회말 햄스트링이 올라온 최정을 대신해 최경모를 대타로 투입했다. 그러나 최경모의 번트 실수가 병살로 이어졌다. 연장 10회에서 고명준의 대타로 타석에 선 최민창도 번트 실수로 아웃카운트를 더했다. 이 감독은 지난 12일 “수비에서 기본적인 번트 작전이 안 되면 이길 수가 없다고 코치들에게 강조했다”라고 말했다.
7회에 KIA에 7점을 내주며 역전당한 지난 12일, SSG는 경기 후반 대타를 대거 투입했다. 7회말 최정 대신 투입된 정준재가 볼넷으로 진루하며 득점의 초석을 깔았다. 그러나 8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정준재가 땅볼을 치고 아웃되면서 추가 득점 기회를 놓쳤다. 9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대타로 나온 최민창은 6번의 파울 끝에 파울플라이 아웃됐다. 경기는 이변 없이 KIA의 13-7 승리로 마무리됐다.
SSG는 타선 구성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명타자로 고정된 추신수를 테이블세터로 올리면서 부상 복귀 후 적응기인 한유섬은 하위 타순으로 내렸다. 베테랑 최정과 이지영은 최근 각각 햄스트링·무릎 쪽에 불편이 있어 백 퍼센트의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백업 타자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중위권을 벗어나 반등하기 위해 대타들의 ‘한 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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