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총파업' 동네의원 절반 이상 동참…"후배들 다침에 선배의사 분노"
"분만·소아 진료 병원, 협회 차원서 휴진 권하지 않아"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오는 18일 전면 휴진을 예고한 대한의사협회(의협)에 의대 교수들은 물론 동네 병의원 등 개원가도 가세해 정부를 규탄한다는 방침이다. 의협이 회원의 자발적 참여를 강조하는 가운데 개원가에서는 동네 병의원 의사 절반 이상이 18일 총파업에 동참할 걸로 보고 있다.
앞서 의협은 의대증원 원점재검토 등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자, 최후의 수단까지 꺼내게 됐다며 18일 전면 휴진과 총궐기대회 개최를 선언했다. 이에 정부는 개원의에게 진료명령과 휴진신고명령을 내렸다. 18일에 휴진하려는 의원급 의료기관은 13일까지 시군구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정부는 18일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휴진 여부를 확인한 뒤 시군 단위로 휴진율이 30%를 넘으면 업무개시명령도 내린다.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할 경우 업무정지 15일과 1년 이내의 의사면허 정지에 처할 수 있다.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1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반차'나 간호사 등의 진료행위로 업무개시명령을 피할 수 있을지에 대해 "당일 진료하는지 오전, 오후에 확인할 것"이라며 "의사가 아닌 사람은 독립적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집단행동을 위한 휴진인지, 개인 사정에 의한 휴진인지는 사후 개인적으로 소명할 사안이다. 형태가 어떻든 휴진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라면서 "신고 결과는 14일쯤 알 수 있을 텐데 신고 안 하고 휴진할 기관도 있을 거라 휴진율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개원의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어떤 형태로든 동참하겠다는 여론이 상대적으로 우세한 가운데 정부의 '휴진신고명령'을 두고 '초법적인 명령', '엉터리 규정'이라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후배 의사들이 다치고 학생들이 피해 볼 상황을 의사 누구든 분노한다. 다만 실제 행동은 지역 의사회와 진료과 의사회 소통을 거친 지역 의사들이 할 일이라 대한개원의협의회로서 파악은 힘들다"고 언급했다.
김동석 협의회장은 "의사로서 잘못된 정책에 대해 '문제 있다'고 할 수 있고, 이를 듣지 않는 정부를 향해 끝내 파업까지 들어간 것"이라며 "(2000명 의대증원은) 잘못된 정책이고 먼 훗날 분명히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진료과 개원의사회 회장은 "의협과 의견을 함께 하되 휴진신고는 각자 정하기로 했다. 회원들은 자신들의 참여 의사를 적극 밝히며, 참여하겠다는 분위기"라면서 "우리 과는 예약제로 이뤄지는 과라 예약 변경은 있을 예정이다. 과반은 참여할 걸로 본다"고 내다봤다.
한 시도의사회장도 "정부가 사태를 풀기보다, 진료명령에 휴진신고명령 등 초법적인 행정명령들로 겁박한다. 정당한 권리조차 방해한다"며 "회원 스스로 정부 정책에 반대하면 과감하게 휴진하고 모일 걸로 본다"면서 "50% 이상 참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진료과 개원의사회 임원은 "일부 병의원에는 의사가 1명만 있는 게 아니다. 환자들의 양해를 구한 뒤 진료 시간을 조정할 기간 또한 남아있다. 정부는 의사단체가 공정거래법에 저촉되기를 바라는 것 같다. 그러나 이번 휴진은 개개인 판단에 달린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분만·소아 진료 등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병원급은 이날 참여가 힘들다는 분위기다. 찾아오는 환자 특성상 응급 상황에 대응해야 하는 병원들이다. 대한분만병의원협회와 대한아동병원협회는 큰 폭의 의대증원이 우려되나 각각 협회 차원에서 휴진 동참을 권하지 않기로 했다.
한 병원장단체 임원도 "병원장이라면 의사가 늘어나는 게 좋을 거라고 보겠으나, 지금의 증원은 전공의를 부려 먹기 위한 처사"라면서도 "입원환자들이 있는 병원은 휴진 자체가 어렵다. 빅5 병원도 휴진은 선언하되 입원환자는 볼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운용 인력이 여유 되는 병원들은 총궐기에도 가겠지만, 이는 개인 판단"이라며 "무엇보다 정부 정책이 이대로 가면 안 된다. 의대증원에 따른 고통과 피해를 국민과 의료계 모두 겪게 될까 그 걱정만 든다"고 토로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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