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품어도 문제없다" 대한항공, 우수한 재무안정성 '주목'
우수한 국제선 여객실적에 화물부문도 개선세 지속
아시아나 합병 후에도 부채비율 350%로 양호 전망
[더팩트 | 김태환 기자] 대한항공이 우수한 실적을 바탕으로 재무안정성을 강화해 주목받고 있다. 국제선 여객운송사업 실적 호조와 더불어 화물 부문 연착륙으로 이익 창출력을 유지한 데다 유휴자산 매각 등의 자구계획과 유상증자로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에도 재무 부담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4조2914억원, 영업이익은 537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매출 3조5920억원, 영업익 4855억원)보다 각각 19.4%, 10.7% 증가했다.
대한항공의 실적 호조는 국제선 여객이 이끌었다. 사업 부문별 매출을 살펴보면 국내여행 매출은 1623억원으로 전년(1790억원)보다 줄었고, 화물도 9966억원으로 전년(1조485억원)보다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국제여객 부문은 2조5861억원으로 전년(1조9325억원)보다 33.8% 확대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행 수요가 증가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9년 1분기 대비 올해 1분기 국제선 운항 횟수와 국제선 여객수는 각각 94.4%, 91.5% 수준까지 회복했다.
특히 여객 부문은 오는 7월 개최되는 2024 파리올림픽, 화물 부문은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이커머스발 국내 항공 화물 물동량 증가로 인해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파리 직항노선은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취항하고 있으며, 대한항공은 합병 이전까지 최대한 파리 노선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전 세계 화물수송실적(톤킬로미터·CTK)은 전년 대비 13.2% 증가했으며 항공화물수송능력(공급톤킬로미타·ACTK)도 11.4% 늘었다. 이중 전 세계에서 항공화물량 비중이 가장 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1분기 CTK는 전년 동기 대비 16.8%가 증가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휴가철 성수기에 진입하면 한국발 유럽으로의 관광 수요가 증가하는 데다 파리 올림픽까지 있어 유럽 노선에 대한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2분기 화물 사업은 성장 중인 중국발 전자상거래 물량 유치를 위해 관련 화주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주요 노선에 공급을 집중해 경쟁력 확대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실적과 더불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 등으로 대한항공의 재무안정성이 매우 강화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지난 2021년 이후 약 2조6000억원 수준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기내식·기내판매 사업부 매각으로 9000억원, 송현동 부지 매각으로 5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덕분에 대한항공의 현금성자산은 2021년 4조1028억원에서 올해 1분기 기준 6조4847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아울러 지난 2020년 대한항공의 순차입금은 13조7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말 기준 4조8000억원으로 현저히 줄였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 660.6%, 차입금의존도 61.7%에서 각각 209.6%, 36%로 낮췄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완전히 인수하더라도 재무 부담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지난 2020년 11월 정부 차원의 항공산업 재편 과정에서 결정됐으며, 현재 신고 의무국 14개국 중 13개국에서 합병 승인을 받았다. 이 중 유럽연합(EU)은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부문 매각이라는 조건부 승인으로, 현재 관련 절차가 진행 중에 있다.
마지막 승인 국가인 미국에서 승인이 날 경우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를 인수하고,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조5000억원(기지급 선급금 7000억원)의 자본납입을 수행하고 종속 회사로 편입하게 된다.
나이스신용평가의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1분기 합산 총자산은 43조51억원, 총차입금은 18조2791억원, 자본총계는 9조6243억원으로 집계된다. 부채비율은 346.8%, 차입금의존도는 42.5%로 양호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신평사 관계자는 "인수 완료 시 단기적으로 잔금을 지급하고 재무구조가 취약한 아시아나항공의 연결 편입으로 주요 재무안정성 지표의 저하가 예상되지만, 인수 이후 재무 부담 상승 폭은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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