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 천사로 탄생'.. 조각가 신미경 전시가 독특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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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날개는 누구나 거부감 없는 은은한 비누의 향이 납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있는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비누를 재료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신미경 작가를 초청해 '투명하고 향기 나는 천사의 날개 빛깔처럼'전을 내년 5월 5일까지 개최한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세대를 초월해 흥미로운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천사의 빛과 향기로 가득한 이번 전시에서 천사를 마주하는 것과 같은 신 작가의 작품 세계를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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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날개는 누구나 거부감 없는 은은한 비누의 향이 납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있는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비누를 재료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신미경 작가를 초청해 '투명하고 향기 나는 천사의 날개 빛깔처럼'전을 내년 5월 5일까지 개최한다.
그간 신 작가는 비누를 이용해 서양 고전 조각상이나 동양의 도자기 등을 재현해왔다. '천사'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엔젤' 시리즈 조각과 끓여서 녹인 비누를 틀에 부어 섞어 나가며 굳혀 만든 페인팅 시리즈, 향기로 천사를 상상하며 그린 '세 천사: 향유 드로잉' 시리즈 등 신작 100여점을 선보인다.
특히 '엔젤' 시리즈를 통해 천사 모습을 다양한 색깔과 재질의 비누로 재현해 이색적인 전시 분위기를 연출한다.
'엔젤' 시리즈 가운데 대표작인 '엔젤 시리즈 DL'은 실체가 없는 대상임에도 마치 직접 본 것처럼, 있는 것처럼 만들어낸 과거의 천사 조각들을 가져와 비누라는 재료로 새롭게 시각화한다.
여러 경로로 수집된 천사상은 날개 달린 아기 천사의 순수함을 보여주는 조각을 비롯해 고대 신화와 기독교 미술의 여러 천사 도상(圖像)을 차용한 듯한 부조 조각들로 구성된다. 신 작가는 "다양한 색깔과 재질의 비누로 캐스팅돼 새로운 천사상의 모습을 갖추게 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두 점으로 구성된 작품 '세 천사'도 미술 재료로서 비누의 가치를 여실히 보여준다.
각각 주황빛이 도는 투명한 비누와 불투명한 하얀색 비누로 캐스팅해 만든 두 작품은 원래 색깔을 가지고 있던 고대 그리스 조각상이 세월이 흐르면서 색이 바래져 하얀 대리석으로 전해지게 된 사실에 관심을 두고, 색이 있는 버전과 하얀색 버전으로 표현한 것이다.
또 다른 대표작인 '페인팅 시리즈'도 끓여서 녹인 비누를 틀에 부어 섞어나가며 굳힌 작품이다.
이 작품은 프레임의 두께를 가득 채우는 많은 양의 물질을 담고 있으나 결과적으로는 평면의 회화와 닮았기 때문에 직접 그 앞에 선 사람만이 그 향기와 물질성을 느낄 수 있다.
평면 조각의 형태를 한 '페인팅 시리즈'는 우연히 형성되는 이미지가 가진 향기와 여러 가지 색깔이 조화를 이루며 우리의 인식 속에 존재하면서도 사실상 부재하는 천사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다.
이밖에 이번 전시에 맞춰 평범하기만 했던 화장실이 특별한 전시 공간으로 변신했다. 화장실에서는 눈으로만 감상했던 작품을 자유롭게 만지며 비누의 향기와 물질성을 경험하고, 작품과 일상품 사이를 오고 가는 조각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7∼8월에는 어린이 대상 여름방학 프로그램, 9∼10월에는 미취학, 초등, 특수학급 대상 프로그램도 열린다. 또 8월 21일과 22일에는 비누 위에 상감 방식으로 천사의 날갯짓을 표현해보는 워크숍을 신 작가가 직접 진행한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세대를 초월해 흥미로운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천사의 빛과 향기로 가득한 이번 전시에서 천사를 마주하는 것과 같은 신 작가의 작품 세계를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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