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하마스, 휴전안 추가수정 요구”…합의는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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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전쟁을 끝내기 위한 물밑 휴전 협상이 몇 주째 진행되고 있지만 당사자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2일(현지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타니 카타르 총리와 만나 회담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휴전 협상의 진행 상황에 관해 설명하면서 하마스가 지난달 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3단계 휴전안'과 관련한 수정사항을 "여럿" 제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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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전쟁을 끝내기 위한 물밑 휴전 협상이 몇 주째 진행되고 있지만 당사자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2일(현지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타니 카타르 총리와 만나 회담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휴전 협상의 진행 상황에 관해 설명하면서 하마스가 지난달 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3단계 휴전안’과 관련한 수정사항을 “여럿”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부는 반영이 가능하지만, 일부는 실현되기 어려운 내용”이라며 “하마스는 간단하게 ‘(협상안을) 받아들이겠다’라고 말할 수도 있었지만 그 대신 약 2주를 기다린 뒤 추가 수정사항을 제시했다. 많은 부분이 앞서 받아들여진 내용을 넘어선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블링컨 장관이 하마스가 제시했다는 “수정 사항”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로이터 통신은 이날 하마스가 미국에 휴전안에 대한 “서면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고 익명의 이집트 안보 소식통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이 중동 지역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뒤 여덟 번째다.
하마스는 13일 곧바로 성명을 내어 블링컨 장관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들은 블링컨 장관이 “합의를 하지 못하게 하는 책임을 하마스에 물으려고 한다”며 미국이 이스라엘의 점령에 “면죄부”를 줄 뿐 아니라 “팔레스타인인을 겨냥한 잔인한 대학살의 전쟁에 공모”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블링컨 장관은 계속 이스라엘이 최근 미국 제안을 “승인”했다고 하는데 “우리는 이스라엘 당국자가 (휴전안을) 승인한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양쪽이 어떤 부분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지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사자들 주장을 보면 이견을 좁히기 쉽지 않아 보인다. 하마스는 가자 전쟁의 ‘영구적인 휴전’과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철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남아 있는 인질을 풀어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자신들이 이스라엘 인질을 풀어주는 즉시 전쟁을 재개할 것이라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자신들이 하마스의 군사, 정치적 능력을 파괴하기 전엔 철군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군의 철수는 곧 하마스를 용인하는 것이며 이들이 재무장하고 또 공격해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10월7일 같은 공격이 또다시 이뤄지지 않도록 확실히 하겠다는 것이다. 가자 지구에서 하마스를 완전히 격퇴하지 않은 상태에서 철군하는 것은 이들의 가자 지구 통제권을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고, 재무장의 여지를 남긴다고 이스라엘은 주장하고 있다.
인질-수감자 맞교환 대목에서도 양쪽 입장은 극명하게 갈린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수감된 정치 지도자나 고위급 군인의 석방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역시 어려운 요구다. 이스라엘은 2011년 인질로 잡힌 자국 병사 길라드 샬리트를 구출하기 위해 수백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풀어줬는데 여기에는 하마스 현 수장으로 10월7일 공격을 기획한 야흐야 신와르가 포함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전례가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순순히 고위급 정치, 군 관계자를 풀어줄 리 만무하다.
네타냐후 총리가 서로 상충하는 국내적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도 협상 전망을 어둡게 한다. 인질의 가족을 비롯해 수많은 시민은 최근 하마스와 협상을 하더라도 인질을 구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민들은 매주 거리로 나와 시위를 하고 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의 연정 구성원 일부인 극우 인사들은 하마스를 파괴하기 전에 전쟁을 끝내면 그를 자리에 끌어내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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