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보다 아쉬움 많은' 인터넷은행, 앱 좋지만 금리는 '글쎄'

노명현 2024. 6. 1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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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편의성 개선…시중은행 앱 자극
대안신용평가 모델 구축 미흡…경쟁 촉진도 제한
4번째 인뱅, 신용평가모델·건전성 관리 중요

인터넷전문은행이 모바일 앱(App)을 기반으로 소비자 편의성을 크게 개선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시중은행 모바일 앱 편의성도 빠르게 발전했는데 이 역시 인터넷은행이 경쟁을 자극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인터넷은행 도입 취지였던 중저신용자 금융 공급 확대, 은행권 경쟁 촉진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직까지는 도입 취지에 맞춰 개선해야 할 부분이 더 많다는 평가다.

현재 4개의 컨소시엄이 도전장을 낸 제4 인터넷은행 인가는 대안신용평가 모델의 현실화 가능성, 대주주의 자금조달능력 등 재무건전성 관리 능력 등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13일 '인터넷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사진=노명현 기자 kidman04@

앱은 역시 인터넷은행…가계대출 경쟁 강화

한국금융연구원은 13일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및 시사점'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금융연구원은 인터넷은행 도입 취지를 기반으로 소비자 편익 개선과 은행산업 경쟁 촉진, 미래 신성장동력 창출 등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다.

소비자 편익과 관련해선 인터넷은행이 금융시장에 진출하면서 은행 모바일뱅킹 앱 소비자 만족도를 끌어올렸다.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토스와 카카오뱅크 앱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가장 높고 시중은행이 이를 따라가는 형국이다. 모든 평가항목에서 인터넷은행 앱이 기존 은행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발표자로 나선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권 모바일 앱 활성화로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졌다"며 "인터넷은행 진입으로 시중은행 모바일 앱 사용자 편의성도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등 소비자 편의성 제고 측면에선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은행 경쟁 촉진 효과의 경우 가계대출 시장에선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계대출시장의 시장집중도는 2015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데, 가계대출시장이 인터넷은행의 주요 사업 영역인 만큼 시장집중도 하락에 일부 기여했다는 해석이다.

대안신용평가 모델 지연…금리 경쟁도 크지 않아

인터넷은행이 모바일 앱 편의성 제고에는 기여했지만 대안신용평가모델 개발을 통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인터넷은행 출범 당시 각 사는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신용평가시스템 구축 계획을 강조했지만 현실화는 5년 이후에나 이뤄졌다.

카카오뱅크는 2022년 12월 카카오뱅크스코어를, 케이뱅크는 2022년 2월부터 가명 처리된 통신과 쇼핑 정보를 금융정보와 결합한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해 대출 심사에 적용했다. 이병윤 선임연구위원은 "이들의 신용평가모형은 다른 은행이 추진했던 대안 신용평가모델과 큰 차별성은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금리 경쟁을 유도해 소비자들의 금리 혜택을 늘리는 효과도 크지 않았다. 지난해 기준 인터넷은행 예금금리는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고 대출금리는 높았다. 영업 초기에는 고객 유치를 위해 시중은행보다 공격적인 예금금리를 설정했지만 최근에는 금리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은행업 경쟁 촉진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다르지 않다. 인터넷은행 진출에도 예금과 대출시장 집중도는 진출 이전과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인터넷은행이 집중하는 가계대출 외 중소기업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 시장 집중도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최근 은행권에서 경쟁 강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 역시 인터넷은행보다는 기준금리 인상, 금융당국의 은행권 경쟁 촉진을 위한 정책 등의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제4 인터넷은행, 인가 가이드라인은

기존 인터넷은행 3사가 대안신용평가 모델 도입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됐고 중저신용자 신용공급 확대 등에 부족했던 만큼 제4 인터넷은행 인가에는 이 같은 부분이 더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연구원은 향후 인가 시 차별화된 신용평가체계 구축과 구현 가능성, 대주주 자금조달 능력과 역할, 건전성 관리 역량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병윤 선임연구위원은 "제4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하는 컨소시엄은 상대적으로 신용 리스크가 크고 비대면 영업방식에 한계가 있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금융 특화를 내세우고 있다"며 "이를 감안하면 사업계획의 타당성과 대주주 자금조달 능력이 인가의 필수적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명현 (kidman0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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