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시각] 정부 시정명령에 ‘법보다 주먹’ 외치는 HD현대重 노조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노조)에는 근로시간면제자가 총 40명이 있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노조법)에 따르면 조합원 숫자가 5000~9999명인 회사는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제)를 연간 2만2000시간 인정받는다.

타임오프제는 한 사람당 연간 최대 2000시간까지 쓸 수 있어 조합원이 약 6400명인 HD현대중공업 노조는 11명의 노조 전임자를 둘 수 있다. 40명의 근로시간면제자 중 29명은 한도를 벗어난 사람들이다. 이들은 다른 근로자처럼 정상 근무를 해야 하지만, 노조는 29명 모두를 근로시간면제자로 인정해 달라고 버티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법령을 준수하라며 작년 12월 HD현대중공업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회사는 올 들어 이행 시한을 세 차례 연기했고, 지난 4월 29일 네 번째 이행 시한이 만료됐다.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회사 대표이사는 부당노동행위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한도 초과 29명에 현업 복귀를 명령했으나 노조는 이를 노조 파괴와 탄압으로 규정하고 한 명도 뺄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법보다 주먹’, ‘소총에는 대포로, 강경에는 초강경으로’라는 구호도 등장했다.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근로시간면제자 40명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다. 단체협약이 규정하는 이들의 임금 및 급여의 출처는 ‘조합 부담’에서 ‘노사 공동 재원 마련’으로 개정하려고 한다.

노조는 사용자로부터 자주성을 확보하는 것이 옳다. 노조법이 근로시간면제자의 급여를 원칙적으로 노조가 부담하도록 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노조는 때때로 원청과 하청업체 근로자가 같은 일을 하고 있어 임금도 같아야 한다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원칙은 일부 노조 간부들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일하지 않는 자가 임금을 가져가는 건 노동 정신과도 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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