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우와 나란히 복면가왕 9연승 윤민 “지금까진 100점 만점에 10점”

서정민 기자 2024. 6. 1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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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MBC)의 최다 연승 기록인 9연승이 또 나왔다.

2016년 '우리 동네 음악대장'(국카스텐 하현우) 이후 8년 만의 동률 기록.

로커이지만 그는 발라드 '아시나요'(조성모), 뮤지컬 넘버 '데스노트', 국악풍의 '야래향'(심규선) 등 다양한 음악 장르에 희로애락의 감정을 담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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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MBC)에 ‘희로애락도 락이다’로 출연한 터치드의 윤민. 에스엔에스 갈무리

음악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MBC)의 최다 연승 기록인 9연승이 또 나왔다. 2016년 ‘우리 동네 음악대장’(국카스텐 하현우) 이후 8년 만의 동률 기록. ‘희로애락도 락이다’라는 닉네임의 주인공은 지난 2일 방송에서 신기록 문턱을 넘지 못하고 가면을 벗었다. ‘여자 하현우’란 별명까지 얻은 장기집권 가왕의 정체는 록 밴드 터치드의 보컬리스트 윤민이었다.

“가면을 벗는 순간 ‘드디어 내가 누군지 알려드릴 수 있는 시간이 왔구나’ 하는 생각에 노래할 때보다 더 떨렸어요.” 12일 서울 마포구 창전동 소속사 엠피엠지(MPMG)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민은 당시를 이렇게 떠올렸다.

‘복면가왕’에 나간 것도 터치드를 알리기 위해서였다. 그는 “출연 요청을 받았을 때 ‘오! 터치드 홍보할 수 있겠다’는 생각부터 했어요. 이런 밴드에 이런 보컬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죠.”

밴드 터치드의 윤민. 엠피엠지 제공

사실 터치드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인디신의 ‘괴물 신인’이다. 서울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 동문 4명이 결성한 터치드는 2020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대상을 받은 이후 경기콘텐츠진흥원 ‘인디스땅스’ 우승, 엠넷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 우승, 씨제이문화재단 ‘튠업’ 선정, 한국콘텐츠진흥원 ‘뮤즈온’ 선정 등으로 각종 트로피와 상금을 휩쓸었다.

하지만 일반 대중에겐 다소 생소했던 것도 사실이다. 윤민은 이를 넘어서고자 낯선 무대에 홀로 서는 도전에 나섰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는 “‘복면가왕’ 이후 좋아해주시는 분들의 연령대가 다양해졌다. 길거리에서 알아보시는 분들도 많아졌다”며 웃었다.

결실을 이루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노래 고르고 무대를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부담이었어요. 연승이 이어질수록 왕관과 망토의 무게, 가왕의 무게감에 짓눌려 ‘더는 앞으로 못 나가겠다’ 하는 시점도 있었죠. 다섯달 가까이 터치드 활동과 방송을 병행하느라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어요.”

밴드 터치드의 윤민. 엠피엠지 제공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음악 덕이었다. “부활의 ‘생각이 나’를 불렀을 때가 유독 생각이 나요. 당시 저를 힘들게 하는 것들이 절정으로 치달을 때였는데, 그 무대를 하면서 느꼈던 여러 감정과 위로가 기억에 남아요.”

로커이지만 그는 발라드 ‘아시나요’(조성모), 뮤지컬 넘버 ‘데스노트’, 국악풍의 ‘야래향’(심규선) 등 다양한 음악 장르에 희로애락의 감정을 담으려 했다. 그러면서도 “록 스피릿을 놓지 않으려 했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네가지 감정을 대표하는 노래로 이승철의 ‘아마추어’(희), 뮤지컬 넘버 ‘데스노트’(노), 부활의 ‘생각이 나’(애), 체리필터의 ‘피아니시모’(락)를 꼽았다.

윤민은 “가면을 벗을 때 ‘이제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이제는 ‘희로애락도 락이다’가 아니라 터치드의 윤민으로 비상해야 한다. “지금까지 활약에 점수를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10점을 주고 싶어요. 갈 길이 많이 남았어요. 최근에 생긴 팬들과 함께 남은 90점을 행복하게 채워가고 싶어요.”

밴드 터치드. 엠피엠지 제공

터치드가 15~16일 서울 영등포구 명화라이브홀에서 하는 단독 공연은 이미 매진됐다. 27~28일에는 독일 함부르크와 베를린에서 한국문화원이 주최하는 ‘케이(K)인디 온’ 공연에 참여한다. 이후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등 여러 페스티벌 무대에도 잇따라 오른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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