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내년 3월까지 연장 가닥…개인-기관 거래조건 통일

백지현 2024. 6. 13. 14: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3일 공매도 제도 개선 민당정협의회 개최
개인-기관 상환기간 연장횟수 담보비율 통일
기관 전산화시스템 구축 의무화 법 개정 추진
불법공매도 부당이득액에 따라 벌금·징역 가중 
여당, 당국에 공매도 금지 내년 3월까지 연장 요청

금융당국이 공매도 제도의 최종 개선방안을 내놨다. 작년 11월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선지 7개월 만이다.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 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해소하기 위해 앞으로는 기관과 개인의 주식차입 상환기간 뿐 아니라 연장횟수도 통일하기로 했다. 현금 담보비율도 같아진다. 코스피200 주식을 담보로 설정하는 경우엔 개인에게 보다 유리한 담보비율을 적용한다.

아울러 기관들에 공매도 전산화 시스템 구축과 내부통제 기준 마련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만일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주문을 넣을 수 없도록 한다. 불법 공매도에 대한 형사처벌도 강화한다. 부당이득 규모에 따라 벌금과 징역을 이전보다 강하게 처벌한다.

시장의 관심사였던 공매도 재개 여부에 대해선 금지 연장으로 가닥을 잡았다. 공매도 전산시스템을 본격 가동하는 내년 3월말까지 공매도를 재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정부와 여당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공매도 제도개선 민·당·정 협의회'를 개최했다.왼쪽부터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백지현 기자. jihyun100@

7개월 만에 머리 맞댄 민당정

정부와 여당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공매도 제도개선'을 주제로 민당정협의회를 열었다. 이날 국민의힘에서는 추경호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의장, 김상훈 민생경제안정 특위위원장,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 정희용 원내대표 비서실장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자리했다. 민간에서는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김정각 한국증권금융 사장, 이순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참석했다. 

이번 민당정 협의회는 작년 11월 이후 7개월만이다. 지난해 정부는 대규모 무차입 공매도를 적발하면서 공매도를 전면금지하고 제도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이날 추경호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공매도와 관련해선 글로벌 스탠다드에 따라 움직이되 시장의 여건이나 제도 등이 아직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에 부족함이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며 "그간 금융위, 금감원을 중심으로 이를 위한 제도개선 시스템 정비를 위해 많이 애썼지만 오늘 전반적으로 점검해 보고 재개 여부등을 어떻게 판단해야할지 논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기관, 상환기간, 연장횟수, 담보비율 모두 통일

정부가 발표한 개선안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기관-개인의 공매도 거래조건 통일이다. 그동안 기관의 대차조건과 개인의 대주조건 간 차이가 있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당초 기관은 대차 상환기간을 무기한 연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제도 개선으로 공매도를 목적으로 한 기관 대차 상환기간과 개인의 대주 상환기간은 기본 90일로 통일하고 연장기한도 최대 12개월로 같아진다. 기관의 경우 증권사가 다시 상환을 요청할 경우 즉시 상환해야하는 리콜 제도는 유지한다. 반면 개인에게는 최소 90일을 보장해준다. 

현금 담보비율도 같아진다. 원래는 기관은 공매도시 현금 담보비율은 105%, 주식 담보비율은 135%를 적용 받았지만 개인은 현금, 주식담보비율이 120%로 기관에 비해 불리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개선안에 따르면 현금담보비율은 기관과 개인 모두 105%로 적용받는다. 주식담보비율의 경우엔 기관은 135%, 개인은 코스피200주식에 한해 기관보다 낮은 120%의 담보비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3분기 중 규정을 개정하기로 했다. 상환기간 통일과 관련된 법 개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자료=금융위원회

전산화시스템 구축 의무화

불법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인 NSDS(Naked Short Selling Detecting system)의 구체적인 활용방안도 공개했다. 이제부터 기관투자자들은 내부에 잔고관리시스템을 갖추고 거래소로부터 점검을 받아야만 공매도 주문을 낼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기관은 잔고관리시스템을 갖추고 매도 가능한 잔고를 실시간으로 전산 관리한다. 기관은 장 시작전 잔고와 장외거래 내역을 2일 내 거래소에 보고해야 하며, 공매도 주문을 넣을 때 공매도 등록번호를 같이 입력해야 한다. 그러면 거래소는 NSDS를 통해 받은 기관의 잔고·장외거래 정보와 매매주문 내역을 비교해 무차입 공매도를 3일 내 전수점검 한다. 또한 일별 잔고를 따로 산출해 기관내 잔고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도 검증한다. 

기관투자자와 법인투자자는 공매도 주문을 내려면 관련 내부통제기준을 갖춰야 한다. 이 기준에는 공매도 관리부서 지정, 공매도 업무규칙 마련, 공매도 내부통제 관련 정보의 기록·관리(5년 보관) 의무 등을 포함한다. 

수탁증권사의 확인 의무도 강화한다. 모든 기관·법인투자자의 내부통제기준을 연1회 이상 확인해 그 결과를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한다. 확인된 기관·법인투자자에 대해서만 공매도 주문을 수탁받아야 한다. 만일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무차입 공매도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과태료를 부과한다.

당국과 거래소는 이달 기관과 증권사들에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연내 의무화를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말까지 전산시스템을 완비한다는 계획이다.공매도 처벌 강화 추진

불법공매도에 대한 처벌도 다방면에서 강화했다. 

우선 불법 공매도에 대한 벌금형은 현행 부당이득액의 3~5배에서 4~6배로 높였다. 기존에 1~30년으로 제한된 징역형은 부당이득액이 5억원이 넘을 경우엔 최소 3년이상으로 형을 가중하도록 했다. 부당이득액 규모가 50억 이상이면 최소 5년, 최대 무기징역까지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불법 공매도를 저지른 자는 국내 금융투자상품 거래 제한과 금융회사·상장법인 임원선임 제한(최장 10년) 등의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공매도 관련 공시의 투명성을 높인다. 현재는 투자자가 발행주식수의 0.5% 이상을 공매도 잔고로 갖고 있으면 공시의무가 생기는데, 이제는 발행주식수의 0.01% 또는 10억원 이상일 경우 공시의무가 발생한다.

또한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투자자가 공매도로 전환가액에 영향을 미쳐 차익을 취하는 행위를 차단할 수 있도록, CB·BW 발행공시가 나온 이후 전환가액이 공시되기 전까지 기간 중 공매도를 한 투자자는 CB·BW를 취득할 수 없다. 

/자료=금융위원회

공매도 금지 계속될 듯...내년 3월말까지

이번에 발표한 제도 개선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공매도를 재개하지 않을 전망이다. 전산시스템을 완성하는 내년 3월말까지는 공매도 금지 기한을 연장하는 안이 유력해보인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비공개 논의 후 진행한 브리핑에서 "2025년 3월말까지 철저한 전산 시스템을 마련하고 제도개선 위한 법률 개정도 연내 적극 추진하겠다"며 "이러한 계획 하에 전산시스템이 완비될 때까지 공매도 금지조치를 연장할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공매도 재개 결정권한을 갖고 있는 금융위원회에서는 조만간 회의를 열고 이 내용을 의결할 계획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구체적인 재개시점을 묻는 질문에 대해 "금융위원회의 결정 사안이라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금융위 위원분들도 논의사항을 계속 팔로업하고 나름대로 생각이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감안해 결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백지현 (jihyun100@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