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韓 중장년층 고용 유독 불안… 퇴직 후 육체 단순노동 종사자 많아”

세종=박소정 기자 2024. 6. 1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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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한 중장년층이 분석 직무보다는 '육체적 단순노동' 일자리에 재취업해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석·사회 등 직무 관련 수행 능력이 있는데도 해당 일자리에 채용되지 못한다는 뜻인데, 노동시장에서 중장년층이 보유한 인적 자원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김지연 연구위원은 13일 이런 내용의 '직무 분석을 통해 살펴본 중장년 노동시장의 현황과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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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직무 분석으로 본 중장년 노동시장 현황’
“남성 50대 기점 분석·사회→반복·신체 직무”
“중장년층 보유한 인적 자원 제대로 활용 안돼”
“연공서열형 대신에, 성과 따른 임금체계 도입”

퇴직한 중장년층이 분석 직무보다는 ‘육체적 단순노동’ 일자리에 재취업해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에서 유독 이런 경향이 강했다. 분석·사회 등 직무 관련 수행 능력이 있는데도 해당 일자리에 채용되지 못한다는 뜻인데, 노동시장에서 중장년층이 보유한 인적 자원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중장년 인력의 고용 비용을 높이는 연공서열형 직무 체계 대신 내용·성과에 따른 임금 체계를 도입해 직무 연속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동향총괄이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KDI FOCUS '직무분석을 통해 살펴본 중장년 노동시장의 현황과 개선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김지연 연구위원은 13일 이런 내용의 ‘직무 분석을 통해 살펴본 중장년 노동시장의 현황과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직무를 분석·사회·서비스·반복·신체 등 5가지로 분류하고, 1998~2021년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이용해 연령대별 변화를 회귀 분석했다. 20~75세 남성 취업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연령이 높아질수록 분석·사회·서비스 직무 성향은 낮아지고, 반복적인 신체 직무 성향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별 직무성향 점수가 상위권에 속하는 직업의 예시.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 직무 성향은 30대 취업자에서 가장 높았는데,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다가 50대 이후의 감소 폭이 컸다. 이런 직무 변화는 주로 실직·퇴직한 뒤 새로운 일자리를 찾게 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도 남성과 대체로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다만 출산·육아에 따른 경력 단절로 분석 직무 성향이 낮아지는 시점이 30~40대로 남성보다 빨랐다.

김 연구위원은 “나이가 들수록 업무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개인 생산성과 관련된 변수를 통제해 도출한 결과임을 고려할 때 단지 생산성 차이에 기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현재 노동시장에서 중장년층이 보유한 인적자원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성 연령대별 이직 전후 직무 성향의 변화. /한국개발연구원(KDI) 제공

미국과 비교해도 이런 경향은 한국에서 두드러졌다. 미국의 경우 근로자 연령과 근속연수가 함께 증가하고, 분석 직무 성향도 50대 이후 거의 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년 이후에도 기존에 일하던 일자리서 같은 직무를 수행하는 경우도 많았다.

김 연구위원은 “중장년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중장년층에 대한 수요를 억제하는 과도한 연공서열형 임금 체계 대신, 재직기간보다는 직무의 내용과 성과에 따른 임금체계를 확대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현재 법정 정년 이전에 생애 주직장에서 조기퇴직 하는 근로자가 많은 점을 고려할 때 법정 정년 연장의 실효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정년퇴직 후 재고용 제도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 근로자 연령에 따른 중위 근속연수와 분석 직무성향 변화. /한국개발연구원(KDI) 제공

그는 또 “출산 육아기인 30~40대에 여성이 생산성 낮은 일자리로 이동하는 경향도 관찰됐다”며 “일·가정 양립에 대한 지원, 가족 친화적인 근로환경 조성을 통해 생산성 높은 일자리에 여성이 남아 있을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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