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고의 3년→학폭 무죄! 마침내 미소 찾은 이영하 “이제 야구선수 이영하를 응원해주시길” [오!쎈 현장]
[OSEN=공덕동, 이후광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17승 에이스 이영하(27)가 인고의 3년 끝 학교폭력 혐의를 씻어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 2-2부(이현우 임기환 이주현 부장판사)는 13일 특수폭행 및 강요, 공갈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영하의 항소심에서 검사 측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을 비춰보더라도 당시 이 같은 범행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 공소 사실에 대한 범죄 증명이 없다.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는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했다.
이영하는 지금으로부터 3년 전 학교폭력 미투 논란에 휩싸였다. 2021년 2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선린인터넷고 시절 이영하와 김대현(LG)으로부터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폭로 글이 올라오면서 순식간에 학폭 가해자라는 사회적 낙인이 찍혔다. 이후 한 방송사 시사 프로그램의 폭로자 인터뷰가 이어지며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다.
한동안 잠잠했던 이영하, 김대현 학폭 미투 사태는 2022년 피해자가 스포츠윤리센터에 이들을 신고하며 논란이 재점화됐다. 이후 경찰 수사와 함께 재판 회부가 결정됐고, 이영하는 2022년 9월 21일 첫 공판을 시작으로 작년 5월 초까지 총 6차례의 공판에 참석, 무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 증인을 총동원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재판부에 2년 구형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지난해 5월 31일 피해자의 기억 왜곡에 의한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이영하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피해자가 이영하의 가해를 주장했던 시기, 장소에 모두 이영하가 없었다는 게 가장 큰 골자였다. 이영하 측 변호인인 법무법인 지암의 김선웅 변호사는 당시 “피해자가 주장하는 부분이 사실상 사실이 아니었다. 기억이 왜곡된 걸 알고 있었다. 객관적 증거가 있었기 때문이다. 무죄라는 확신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검찰 측은 곧바로 항소에 나섰고, 추가 증인 및 자료 제출을 요청하면서 이영하는 지난해 11월 30일부터 항소심 공판에 참석해왔다. 그리고 지난달 초 검찰로부터 징역 2년을 구형받았다.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1차 지명된 이영하는 프로 9년차인 올해 25경기 2승 2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 중이다. 최근 등판이었던 8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챙겼다.
다음은 무죄를 선고받은 이영하와의 일문일답이다.
-무죄 선고 소감은
길게 왔는데 잘 마쳐서 다행이다. 내 인생에서 없었으면 하는 일이었지만 상황이 이렇게 돼버려서 재판까지 받았는데 깨끗하게 재판을 마친 거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재판으로 인해 지금 운동부 이슈가 많이 알려졌는데 내가 재판받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일이 많이 안 일어났으면 하고, 아마추어에서도 이런 문화가 많이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잘 마치고 나와서 다행이다.
-FA 일수 손해에 대한 생각은
내가 그럴 운명이었나 보다. 5일 부족한 게 많이 아깝긴 하다. 선수생활 기간이 길다면 길지만 짧다. 1년, 1년이 아쉽긴 하지만 잘 끝났으니까 앞으로 내가 해야 할 것들과 지금 하고 있는 것들에 집중해서 잘하면 나중에 좋은 결과 있지 않을까 싶다.
-1심 이후에는 신고자에게 조치를 취하지 않을 거라고 했는데 지금 생각은
그 때는 막 복귀를 해야 할 때라 생각을 안 해봤는데 변호사님과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 당장 재판이 끝났고 오늘 당장 6시 30분에 경기가 있어서 그런 생각은 안 해봤다.
-1심 때보다 홀가분한 기분일 거 같다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니까 홀가분한 것도 있고 팀에 복귀를 하니까 내가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이 됐으면 한다.
-시즌 중에 재판 받는 게 쉽지 않았을 거 같다
스트레스도 많았고 나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 부모님, 주변 사람들까지 이 일로 인해서 힘들어 했다. 그런 모습을 보는 나도 힘들었다. 이제는 정말 끝났고 그런 것들이 내가 조금 더 멘탈적으로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웬만하면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두산 팬들과 야구 팬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
선수로서 재판까지 받는다는 부분에 대해 많은 분들이 실망하셨을 것 같다. 물론 무죄를 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의심하면서 실망하신 부분이 분명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일단 이렇게 잘 끝났으니 앞으로는 그런 시선보다 야구선수로서 내가 하고 있는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많이 봐주시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한국야구도 많이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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