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끊김 제로`… 위성으로 통화·메시지

김나인 2024. 6. 1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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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위성·단말 직접연결 도입
전쟁·재난 때도 구조요청 가능
화웨이 등 탑재… 보편화 속도
위성을 통한 메시지 기능 이미지. 애플 제공

와이파이가 잡히지 않는 지역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끊기지 않는 통신을 위해 휴대전화에 위성통신이 속속 탑재되고 있다. 애플이 최신 단말을 중심으로 '아이폰'에 위성 메시지 기능을 강화하는 것을 비롯, 중국 제조사들도 위성통신 기능을 탑재한 단말을 연이어 내놓을 예정이다. 향후 위성통신 규제 표준이 확립되면 위성·단말 직접연결(D2D)이 보편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 24)'에서 아이폰의 위성 메시지 기능을 확장한다고 밝혔다. iOS18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의 긴급 메시지 외에도 셀룰러나 와이파이(Wi-Fi) 연결을 사용할 수 없을 때 위성을 통해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된다. 이 기능은 아이폰14 및 후속 모델들에서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위성을 통한 메시지는 이용자가 이동전화 망을 활용할 수 없을 때 메시지 앱에서 바로 가까운 위성에 연결해 메시지를 표시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아이폰 이용자는 아이메시지, SMS 등을 통해 문자, 이모티콘 등을 주고받을 수 있다.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통해 위성 상태를 확인할 수도 있다. 위성을 통해 전송되는 메시지는 아이메시지와 같은 종단 간 암호화가 적용된다.

애플은 이에 앞서 지난 2022년 '아이폰14'를 출시하면서 휴대폰·위성 연결 기능을 최초로 도입했다. 애플은 미국 위성통신 기업 글로벌스타(Globalstar)에 4억5000만달러(약 6200억원)를 투자해, 글로벌스타 저궤도(LEO) 군집위성 자원의 85%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아이폰14·15 이용자는 '위성 기반 긴급 SOS' 기능을 활용해 와이파이나 무선 서비스 접속이 불가한 야외에서 유사시 긴급 구조 요청을 할 수 있다. '로드사이드 어시스턴스'로 산간 지역 등 외진 곳에서도 긴급 차량출동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CCS 인사이트 네트워크 혁신 담당 이사 이안 포그는 "애플이 스마트폰 위성 연결을 개인간 메시징으로 확장해 기준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이용되는 D2D는 기지국 네트워크를 거치지 않고 서로 다른 단말간 직접 통신을 지원하는 기술이다. 기지국이 다운돼도 단말 간 통신이 가능해 전쟁이나 재난 시에도 유용하다.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위성통신이 스마트폰 교체 수요를 이끄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딜로이트에 따르면, 올해 D2D 시장 규모는 30억 달러(약 4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최근 전용 단말기 없이도 휴대폰에 위성통신 서비스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위성을 통한 휴대전화 연결 서비스인 '다이렉트 투 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각지대 없는 인터넷 연결'이 목표로, 미국 이동통신사 T모바일을 비롯해 캐나다 로저스, 일본 KDDI, 호주 옵투스, 뉴질랜드 원 엔지 등 9개국 통신사와 제휴를 맺었다. 스페이스X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전송 서비스에서 음성통화, 사물인터넷(IoT) 연결까지 다이렉트-투-셀 활용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중국 제조사들도 스마트폰에 위성통신 기능을 담는다. 화웨이가 선보인 스마트폰 '메이트60' 시리즈에는 전파가 약하거나 기지국이 없는 지역에서 통화나 메시지가 가능한 위성통화 기능이 탑재됐다. 샤오미 또한 조만간 신형 폴더블폰에 위성통신 기능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너, 오포 등도 위성통신 기능을 탑재한 단말을 속속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당장 빠른 서비스 도입보다 위성통신 글로벌 표준 규격이 정립된 후 '갤럭시' 폰에 위성통신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내는 통신망이 비교적 촘촘하게 깔려있고 땅이 넓지 않아 사각지대가 거의 없다 보니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산간벽지에서도 통신이 잘 연결돼 위성통신의 효용이 크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미국 등 땅이 넓은 나라에서는 수요가 있는 만큼 국제 표준규격이 마련되면 위성통신 도입이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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