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심 학폭 무죄' 명예회복 성공한 이영하 "그동안 스트레스 많았는데, 끝났다 생각하니 홀가분" [MD공덕동]
[마이데일리 = 공덕동 박승환 기자] "'끝났다'고 생각을 하니 홀가분하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항소2-2부(부장판사 이현우 임기환 이주현)는 13일 특수폭행, 강요, 공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영하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진행, 다시 한번 '무죄'를 선고했다.
이영하는 지난 2021년 학교폭력 의혹에 휩싸였다. 자신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A씨가 이영하를 학교폭력 혐의로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했던 까닭. 이후 윤리센터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면서 이영하는 특수폭행과 강요, 공갈 등의 혐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A씨는 이영하가 대만 전지훈련 당시 라면을 갈취했고, 전기 파리채에 손가락을 넣게 하는 특수폭행을 저질렀고, 자취방에서는 청소와 빨래를 비롯한 집안일을 시켰다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이영하는 A씨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고, 각종 증거들을 수집해 재판부에 제출하는 등 2022년 9월 21일 첫 공판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여섯 차례 참석해 A씨의 주장에 맞섰다. 검찰은 선고 공판에 앞서 이영하에게 2년을 구형, 이영하 측은 무죄를 주장했다. 그 결과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은 객관적인 증거나 다른 야구부원들의 진술과 일치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이 항소를 진행했다.
특히 검찰은 지난달 2일 "피고인에게 1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은 사실오인, 법리 오해가 있으므로 이를 파기하고 원심 구형과 같은 유죄형을 선고해달라"며 다시 한번 2년을 구형했고, 이영하 측은 "2021년 이슈가 된 유명 스포츠 스타의 폭력 사태에 편승해 왜곡된 기억을 가지고 있는 피해자의 일방적 진술에 의해 공소가 제기됐다"며 "항소 이후에도 검사는 새로운 추가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피해자가 재판에서 증언한 내용이 진술 신빙성을 더 떨어트리고 있다"며 검찰의 주장에 전면 반박했다.
그리고 13일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이번에도 재판부는 이영하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특수폭행과 일부 강요, 공갈에 대해 살펴보면, 이 부분은 원심이 이미 자세하게 무죄 판단을 실시했다. 피해자가 전기파리채를 머리에 댔을 때 스파크가 일어났다고 진술한 것과 아무런 반응이 없다고 진술한 점이 상반된다"며 "이영하는 8월 17일부터는 국가대표에 참여하고 있었다. 피해자의 진술과 김대현의 카드 사용 내역에 따르면 피고인과 김대현이 서울, 부산, 군산 등지를 빈번하게 이동했는데, 국가대표팀에 소집돼 이탈이 자유롭지 않은 점을 고려해 볼 때 그렇게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은 부합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어 재판부는 "피해자는 백세라케면이라고 주장을 하고 있으나, 이러한 특징적인 라면을 여태까지 기억하지 못하다가 당심에 이르러서 특정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고, 백세카레면이라는 것은 이미 범행 당시에 단종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피해자는 피고인과 김대현이 부산 코모도 호텔에 숙박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투숙객 내역을 살펴보면 명단에 피고인의 이름이 없다. 피해자는 피고인의 자취방에서도 강요 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나, 그 일시에 피고인이 자취방에서 퇴거한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원심에서 판단한 내용과 동일하게 공사실 전부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2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아낸 김선웅 변호사는 "1심에서도 나왔던 것처럼 고소인이 전혀 증명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번 사실은 검찰이 너무 성급하게 이영하 선수에 대한 조사도 하지 않고 기소를 했다. 알리바이가 모두 있음에도 불구하고 억지 기소가 됐고, 결국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나온 것 같다. 김대현 선수와 마찬가지로 (이영하도) 상고를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아마 이번 2심이 이영하 선수에 대한 마지막 법정 분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지만 검찰이 항소를 하게 되면서, 시즌 일정을 소화하면서 법정에도 출석했던 이영하는 2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굉장히 길게 왔는데, 이렇게 잘 마쳐서 다행인 것 같다. 사실 내 인생에서 없었으면 하는 일이었지만, 상황이 이렇게 돼 재판까지 왔다. 하지만 깨끗하게 재판을 잘 마쳐서 다행인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재판들로 인해 이슈가 됐는데, (내가) 재판받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는 이런 일들이 많이 일어나지 않고, 아마추어에서도 이런 문화들이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1심이 끝난 후에는 '항소'의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무작정 기뻐할 수는 없었던 이영하. 그러나 이날 2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사실상 모든 오명을 씻어냈다. 이영하는 "1심에서 무죄를 받았을 때보다, 지금 '끝났다'고 생각을 하니 홀가분한 것도 있다. 그동안 스트레스도 많았다. 사실 나뿐만이 아니라 부모님, 가족들, 주변에 있는 사람들까지 이 일로 많이 힘들어했다. 나 또한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힘들었다. 이제는 정말 다 끝났다. 당장 팀에 복귀를 해야 하기 때문에 팀에 조금 더 도움이 되고, 내가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이 됐으면 좋겠고, 마음적으로나 멘탈적으로 조금 더 단단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영하는 팬들을 향해 "무죄를 받았지만, 선수로서 재판까지 받는다는 것에서 계속해서 의심을 하거나, 실망하신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일단 잘 끝났으니 앞으로는 좋지 않은 시선보다, 야구 선수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조금 더 많이 봐주시고, 많이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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