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에도 영재학교 경쟁률 전년보다 상승

5.96대 1로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

서울 대치동 학원가 모습.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이공계 인재를 양성하는 영재학교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정원이 늘어난 상황에서 영재학교 학생의 의대 지원에 제한이 있는데도, 지원자 대부분 초등학교 때부터 준비해 진학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종로학원이 13일 전국 8곳 영재학교 가운데 7곳의 2025학년도 신입생 원서 접수 현황을 집계한 결과, 669명 모집에 3985명이 지원해 평균 5.9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5.86대 1보다 조금 올랐다. 학교별로는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경쟁률이 7.52대 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7.37대 1), 대구과학고(6.56대 1), 서울과학고(6.18대 1), 광주과학고(5.58대 1), 경기과학고(4.99대 1), 대전과학고(4.09대 1) 등의 순이었다. 전날 원서 접수를 마감한 한국과학영재학교는 아직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올해 영재학교 입시는 의대 정원 증원 확정 뒤 처음 실시된다. 주로 과학, 수학 등 이과 계열 부분에 특화된 학생들이 지원하는데, 입시업계는 의대 증원 여파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영재학교 학생은 의대 지원시 교육비와 장학금을 반납해야 하며, 학교생활기록부에도 학교 밖 교육·연구 활동을 기재할 수 없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영재학교 지원자 대부분은 사실상 초등학교 때부터 진학을 준비했던 학생들”이라며 “의대 정원이 확대됐다 하더라도 갑작스럽게 일반고 등으로 진학 경로를 바꾸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영재학교 진학 뒤 의대 진학을 위해 학교를 그만두는 학생이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 영재학교 7곳의 최근 3년간(2021~2023학년도) 중도이탈자는 총 43명이다. 임 대표는 “의대 정원이 크게 늘어난 만큼 영재학교 입학 뒤에도 의대 진학을 위해 학교를 그만두거나 졸업 후 의대 재도전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이공계 육성 정책과 맞물려 영재학교도 이공계 우수 학생이 해당 분야에서 지속해서 학습할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