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책무 짊어져왔던 언론… 이젠 사회가 그들을 지켜줘야”

안진용 기자 2024. 6. 13.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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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갈아 넣으며 사회를 지킨 언론, 이제는 사회가 지켜야 합니다."

더불어 윤 교수는 "언론위기를 극복하는 온당한 길은, 정치권력 주도의 '언론개혁' 내지 '시민언론'이 아니라, 언론인들의 역할을 저해하는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데 있다.우리 모두는 누군가 짊어졌어야 할 이 힘겨운 책무를 언론인들에게 떠넘기고 살아왔고, 그들은 몸을 갈아 넣으며 이 사회를 지켜왔다"며 "이제 사회가 언론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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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 교수, 토론회서 역설
언론의 가치 등 현주소 진단

“몸을 갈아 넣으며 사회를 지킨 언론, 이제는 사회가 지켜야 합니다.”

윤석민(사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현 대한민국 언론의 위기를 진단하며 이 같은 입장을 냈다.

윤 교수는 13일 오후 시민단체 미디어연대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하는 ‘위기의 한국 언론, 제4부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다.

미리 공개된 발제문에 따르면 윤 교수는 “언론위기는 담론이 아닌 현실에 실존하는 엄중한 문제”라며 독자 수와 영향력 감소, 기사품질 저하, 신뢰 감소, 디지털 전환에 따른 불확실성의 증가, 인공지능(AI) 저널리즘의 부상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아울러 윤 교수는 학계의 언론개혁 논의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상적 언론의 구현을 기치로 내건 학계의 논의는 역설적으로 언론을 악(惡)으로 간주하고 언론의 독립과 자유라는 근본 가치를 공격하는 모순을 드러낸다”면서 “학계는 사회적 소통과 민주주의의 후견자를 자임하지만, 역설적으로 언론의 현실과 괴리된 채 언론의 가치를 부정하는 최일선의 공격자가 된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언론위기’와 ‘언론개혁’이라는 두 가지 프레임을 제시한 윤 교수는 “전자가 언론이 당면한 위기를 해결해서 언론의 상태를 개선하는 데 방점이 있다면, 후자는 언론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개혁해서 언론이 사회에 끼치는 해악을 최소화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 전자는 언론이 민주주의의 지주라는 오래된 전제에서 출발한다면, 후자는 언론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훼손하는 주된 원인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학계의 논의를 주도해 온 것은 후자”라며 언론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촉구했다.

더불어 윤 교수는 “언론위기를 극복하는 온당한 길은, 정치권력 주도의 ‘언론개혁’ 내지 ‘시민언론’이 아니라, 언론인들의 역할을 저해하는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데 있다.우리 모두는 누군가 짊어졌어야 할 이 힘겨운 책무를 언론인들에게 떠넘기고 살아왔고, 그들은 몸을 갈아 넣으며 이 사회를 지켜왔다”며 “이제 사회가 언론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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