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등 ‘노인 공동체’ 사라진 수도권… “고령층에겐 사실상 지옥”[밥 굶는 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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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식노인 문제는 빈곤 노인의 '먹는 문제'에서 그치지 않는다.
결식노인 대다수가 빈곤층에 1인 가구라는 점에서 고독사 등 2차적인 사회문제로 발전할 수 있어 정부가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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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문화 해체로 ‘고립무원’
“노인정책 뿌리부터 되짚어야”
결식노인 문제는 빈곤 노인의 ‘먹는 문제’에서 그치지 않는다. 결식노인 대다수가 빈곤층에 1인 가구라는 점에서 고독사 등 2차적인 사회문제로 발전할 수 있어 정부가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전문가들은 결식노인 증가 현상의 이면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결식노인은 단순히 밥 몇 끼 거르는 노인들이 아니다”라며 “이 중 상당수를 ‘고독사 위험군’으로 보고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핵가족화를 넘어 핵개인화 시대에 접어들며 마을 사람들이 함께 밥을 먹거나 이웃집에 반찬을 나눠주는 문화 등이 사라지면서 결식노인이 사회문제로 자리 잡았다”며 “이들은 공동체 해체의 최대 피해자들로, 인간의 아주 기본적인 활동인 끼니조차 챙겨 먹지 못할 정도로 고립무원의 상태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결식 우려 노인 대부분은 사회적으로 완전히 고립된 분들”이라며 “이들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고 사회적 존재로 돌려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지방자치단체 사업 중에서도 노인들을 집 밖으로 모셔와 사회성을 되살리는 ‘경로 식당’ 서비스가 ‘도시락, 반찬 배달’ 서비스보다 우선시돼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공동체 해체가 심각한 도시 노인이 지방 노인에 비해 더 큰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한다. 각 지자체가 운영 중인 결식 우려 노인 대상 무료 급식·도시락 지원 사업 대상자는 경기와 서울이 각각 3만2880명, 3만1688명으로 1·2위를 차지한다. 노인 인구가 많고 재정 상황이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지자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도 있지만, 도시에선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를 만큼 공동체가 해체돼 있는 탓에 고립된 독거노인들이 밥을 거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교수는 “마을회관에서 함께 모여 밥을 먹거나 남은 반찬을 나눠주는 등 노인들을 보살피는 공동체 문화가 도시에선 멸종했다”면서 “2024년 현재 서울에 있는 노인들은 사실상 ‘지옥을 살아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전 세계 사례에 비춰봐도 독보적으로 고립된 세대들”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노인 정책의 뿌리부터 되짚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교수는 “한국은 사회보장 제도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거나 설계해본 적이 없는데, 결식 우려 노인 지원책이 그 일례”라며 “어느 정도의 소득만 있어도 혼자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노인, 소득이 보장돼도 요리를 해먹긴커녕 움직일 수조차 없는 노인 등을 구별해 맞춤형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도 “지자체가 미처 발굴하지 못한 사각지대에 놓인 결식노인이 드러난 것보다 더 많을 것”이라며 “내년 초고령사회에 돌입하는 만큼 ‘경로당 플랫폼화’ 사업 등을 현실성 있게 다듬는 등 구체적인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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