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차세대 EUV’ 장비 확보 놓고도 한·미·대만 삼국지

이예린 기자 2024. 6. 1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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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산업의 '슈퍼 을'로 통하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생산하는 5000억 원짜리 초고가 장비의 최신 모델 확보를 둘러싸고 TSMC·삼성전자·인텔 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3사 간의 물밑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장샤오창 TSMC 공정개발 부사장은 지난달 "1.6나노 공정을 위해 하이 NA EUV 장비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지만, 초미세공정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투자를 앞당긴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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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1년 앞당겨 도입기로
인텔은 6대 주문… 적극 행보
삼성, 李회장이 본사 직접 방문

반도체 산업의 ‘슈퍼 을’로 통하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생산하는 5000억 원짜리 초고가 장비의 최신 모델 확보를 둘러싸고 TSMC·삼성전자·인텔 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3사 간의 물밑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13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TSMC는 ASML의 최신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하이 뉴메리컬어퍼처(NA) EUV’를 올 연말에 도입하기로 했다. 당초 내년으로 예정됐었던 하이 NA EUV 유치 시점을 한참 당긴 것이다. 로저 다센 ASML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TSMC에 올 연말까지 하이 NA EUV를 공급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TSMC는 내년 완공 예정인 대만 가오슝공장에서 이를 활용, 2나노 반도체를 생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 첨단 공정에 필수적인 노광 장비는 빛으로 반도체 원판(웨이퍼)에 회로를 그려 넣는 데 쓰인다. 하이 NA EUV는 기존 장비들보다 세밀하게 회로를 그려줌으로써 만들 수 있는 반도체 수량을 늘리는 것은 물론 반도체 전력 소비를 대폭 줄이도록 한다. 고성능 인공지능(AI) 칩을 개발하는 데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장비 한 대 값은 기존 장비의 1.5배 수준인 3억5000만 유로(약 5173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ASML이 독점 생산한다. 한 해에 만들 수 있는 물량은 약 5대에 불과하다.

TSMC는 높은 가격과 기술 안정성 검증 때문에 당초 하이 NA EUV 장비 도입에 소극적이었다. 장샤오창 TSMC 공정개발 부사장은 지난달 “1.6나노 공정을 위해 하이 NA EUV 장비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지만, 초미세공정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투자를 앞당긴 것으로 분석된다.

파운드리 후발 주자 인텔은 새 장비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총 6대를 주문했고 이 중 한 대를 지난 4월 연구·개발(R&D)용으로 공급받았다.

삼성전자의 행보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12월 ASML 네덜란드 본사를 방문해 하이 NA EUV를 살펴봤다. 올해 4월엔 EUV 장비의 핵심 부품을 제조하는 독일 자이스를 찾아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5대 정도를 우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중국 AI 반도체 기술 싹을 자르는 방식으로 자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정책을 속속 강화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최신 반도체 기술에 중국이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추가로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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