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기업 '가상자산 회계처리' 첫 중점점검

'특수관계자 거래'도 밸류업 고려 상세 작성해야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2024년 재무제표 심사에서 기업의 가상자산 회계처리를 중점점검 이슈로 처음 지정했다. 최근 기업 밸류업 정책과 관련해 특수관계자 거래의 상세한 회계처리 여부도 중점점검할 예정이다.

13일 금감원은 2024년 재무제표에 대한 심사에서 중점점검할 회계이슈로 가상자산과 특수관계자 거래, 비시장성 자산평가, 수익인식 등 4가지를 선정해 예고했다. 2024년 재무제표가 확정되면 내년 중 각 회계이슈별 심사 대상 회사를 선정해 중점 심사할 예정이다.

가상자산 회계처리는 올해 처음 중점심사 이슈로 등장했다. 금감원은 "블록체인 기술 산업의 발전으로 그 매개체인 가상자산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기업 회계에 미치는 영향이 증대했다"며 "올바른 회계처리 관행이 정착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이 제시한 예시에 따르면 가상자산을 발행 후 타인에게 이전하지 않고 아직 보관 중인 가상자산(유보 토큰)을 재무제표상 자산으로 인식하는 행위는 회계 위반에 해당한다. 또 가상자산을 고객에게 판매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추후 플랫폼에서 토큰 결제시 재화·용역을 제공하기로 약속했음에도 그보다 앞선 토큰 이전 시점에 관련 대가를 수익으로 인식하는 행위도 회계 위반이다.

가상자산거래소의 경우 고객이 위탁한 가상자산에 대한 통제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될 경우 거래소의 자산(부채)으로 인식해야 한다.

한편 특수관계자와 거래를 통해 손익을 왜곡시킨 후 이를 은폐·축소하기 위해 거래내역을 주석으로 상세히 기재하지 않는 경우 등도 중점심사로 잡을 계획이다.

예를 들어 A회사의 종속회사가 투자자를 대상으로 신주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종속회사가 계약을 위반해 투자자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A사가 배상책임을 진다'는 중요한 약정을 했음에도 A회사가 주석에 이를 기재하지 않았다면 회계 위반에 해당한다.

이외에도 금감원은 비시장성 자산평가와 수익인식에 대해서도 중점 심사할 예정이다. 기업 경영환경 악화로 비상장 주식과 영업권 등 비시장성 자산의 평가와 손상여부를 부실하게 검토하는 회계위반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플랫폼 산업의 발전 등으로 거래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회계처리 과정에서 오류도 많이 나오는 상황이다.

회사가 보유한 비상장주식에 대해 공정가치 평가를 위한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음에도 취득당시 원가로 계상해 자기자본을 과소계상하거나, 미래 매출에 대한 낙관적 기대로 영업권을 과대계상하는 경우 등이 회계 위반이 될 수 있다.

금감원은 2024년 재무제표가 공시되면 회계이슈별로 대상회사를 선정해 재무제표 심사를 실시하고 위반사항 발견시 엄정하게 조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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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다운 기자 jd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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