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인 직원에게는 OT수당 안줘도 될까

백승현 2024. 6. 1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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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HO Insight


근로기준법은 사용자에게 근로자들에 대한 주 52시간의 근로시간 제한과 휴게시간 및 휴일의 보장과 같은 제약을 부여하고 있다. 나아가 사용자는 연장근로나 휴일근로에 대하여 통상임금의 100분의 50을 가산한 법정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근로기준법은 관리·감독 업무 등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관리·감독자’) 등 일부 근로자에 대하여 이러한 근로시간, 휴게, 휴일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예외도 두고 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은 이러한 ‘관리·감독자’라는 예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규정하고 있지 않다. 다만 판례는 이러한 관리·감독자를 '기업경영자와 일체를 이루는 입장에 있고 자기의 근무시간에 대해 자유재량권을 가지는 근로자'(대법원 1989. 2. 28. 선고 88다카2974 판결 참조)로 정의하면서, 구체적으로 “근로조건의 결정이나 그 밖에 인사·노무 관리에 관하여 경영자와 일체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면서 출·퇴근 등에 엄격한 제한을 받지 않는 등 근무시간에 대한 자유재량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바, ①노무관리 방침의 결정에 참여하거나 노무관리상의 지휘·감독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 ②자신의 근로에 대하여 자유재량권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출퇴근 등에 엄격한 제한을 받는지 여부 포함), ③지위에 따른 특별수당을 받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관리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대전지방법원 2019. 1. 31. 선고 2018나106515 판결 등) 고용노동부 역시 공장장, 지점장, 부장 등 그 명칭 여하에 불구하고 상기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근무실태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고 설명할 뿐이다(2004.5.10. 근로기준과-2326).

○조직의 장에 해당하는 근로자는 관리·감독자일까?

법원은 회사의 생산실장 또는 공장장으로 근무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수행한 업무 중에는 관리업무 외에 생산업무도 있었고, 달리 근로조건을 결정한다거나 근무시간에 대한 자유재량권을 갖고 있었다고 보이지 않으며 오히려 통상적인 근로시간보다 초과하여 근로한 것으로 보이는 사안(수원지방법원 2018. 12. 7. 선고 2018고정593 판결), 본점과 지점을 합한 전체 직원이 35~36명 정도에 불과한 조합에서 조합장의 바로 아래 직급에서 전무, 지점장으로 근무했다고 하더라도 매주 열리는 책임자회의에 참석하여 조합장으로부터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고, 업무집행이나 비용 지출에 대한 최종적인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지 않았으며, 실질적으로 소속 직원들에 대하여 인사평가를 하거나 근로자들의 채용과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등 인사, 노무에 관한 지휘 권한을 행사하지 않은 사안(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9. 5. 1. 선고 2018가단3450 판결), 회사 내에서 'DM(Division Manager)'의 직급으로 본부장, 부장 등으로 호칭되었다고 하더라도 연봉근로계약서상 연장근로 및 휴일근로에 대한 수당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하였다고 보이는 조항이 있고, 그 밖에 자신의 근무시간에 관한 재량권을 갖고 있었다거나 그 지위에 따른 특별수당을 별도로 지급받지 않은 사안(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2. 19. 선고 2019나22462 판결) 등 다수의 사례에서 관리·감독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판례의 태도를 고려하면 직책이나 명칭은 관리·감독자 여부를 판단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요소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관리자로서 별도의 수당을 지급받는 근로자의 경우는 어떨까?

최근 대법원은 직제규정상 ‘책임자’에 해당하여 책임자수당을 지급받는 대신 책임자수당을 지급받는 근로자들에 대하여 시간외 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보수규정에 따라 시간외 근무수당을 지급받지 못한 상무, 부장, 과장인 근로자들에 대하여, 해당 근로자들이 수행한 업무 중에는 여신, 출납 등 실무적인 업무도 포함되어 있고, 직원이 12명에 불과한 조직 중 8명이나 관리·감독 업무에 종사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며, 시간외 근무 명령부상 위 근로자들의 시간외 근무에 대하여 결재권자의 도장이 날인된 점을 고려하여 위 근로자들이 관리·감독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24. 4. 12. 선고 2019다223389 판결). 또한 법원은 현장소장이고, 매월 직책수당으로 20만원을 지급받았다고 하더라도 현장 근로자들에 대한 채용과 그 근로조건을 결정할 권한이 없고 공사현장의 노무관리에 관한 경영방침의 결정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공사현장에 위 현장소장의 상급직원인 현장총괄관리인이 별도로 배치되어 있었고,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결정할 정도의 재량이 부여되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들어 관리·감독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도 하였던바(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5. 26. 선고 2018가단5013335(본소), 2018가단5041040(반소) 판결), 관리자로서 별도의 수당을 지급받거나 많은 급여를 받는다는 것 역시 관리·감독자 해당 여부를 판단하는 결정적인 요소라고 보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근로조건의 결정권과 근태에 대한 상당한 재량 여부

반면 법원은 호텔의 지배인으로서 직원들의 채용, 해고, 출퇴근 관리 등 인사와 관련한 업무를 담당하고, 매출, 비품 등 사업장 전반에 관한 관리, 감독을 하였으며, 지배인이 된 후에는 일반 직원들과 달리 출퇴근 및 휴게시간의 사용에 재량이 주어진 근로자에 대하여 관리·감독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거나(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4. 30. 선고 2018가단5021336 판결), 회사의 기술부 소속으로 본사와 공사현장을 오가며 근무하면서 공사현장에서 현장관리, 일용직 근로자 선정, 채용, 근로조건 결정, 관리감독 업무를 수행하고, 공사현장에서는 근로시간에 엄격한 구속을 받지 않고 어느 정도 재량을 행사할 수 있었으며 법인카드를 사용하여 단체 및 개인 식대를 계산하였고 회사로부터 통신비 지원을 받기도 한 근로자들을 공사현장에서 노무에 관한 관리, 감독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거나(인천지방법원 2020. 1. 15. 선고 2019가단224305 판결), 요양시설의 사무국장 내지 대표로 근무하면서 요양원의 운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초과근무에 관하여 사용자로부터 승인을 받거나 이를 보고하지 아니하였던 점을 들어 관리·감독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2020. 11. 25. 선고 2019고정215 판결).

이처럼 관리·감독자성이 인정된 사례를 보면 직책의 명칭이나 수당 지급 여부보다는 해당 근로자에게 근로조건에 대한 결정 권한이 있는지 여부 또는 실질적인 근로 수행 방식에 있어서 근태에 대한 상당한 재량이 있는지 여부가 더 중요한 판단요소인 것으로 보인다.

○관리·감독자 관련 사항을 근로계약서나 취업규칙에 반영해야 하나

근로기준법은 5인 이상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므로, 관리·감독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의 예외를 정한 근로기준법 제63조 또한 근로관계에 당연히 적용되는 것이고, 이러한 사항을 반드시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에 명시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관리·감독자에 해당하는 근로자에 대해서는 근로시간과 휴일 등에 관한 근로기준법상의 규제가 적용되지 않도록 돼있더라도 사용자의 취업규칙, 근로계약 등에 초과 근로에 관하여 통상임금 범위 내의 수당 등을 지급하기로 하는 취지의 규정을 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63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취업규칙 등에 정한 바에 따라 그 초과 근로에 대한 수당 등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례(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다51158 판결, 대법원 1990. 11. 27. 선고 89다카15939 판결 참조)인바, 만일 취업규칙의 근로시간, 휴게, 휴일 규정이 예외 없이 모든 근로자에 대하여 적용되는 것처럼 규정되어 있거나 부동문자로 인쇄된 근로계약서 양식에 근로시간, 휴게, 휴일 규정이 기재되어 있다면, 관리·감독자에 해당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관리·감독자로서 근로기준법 제63조에 따라 근로시간, 휴게, 휴일 관련 규정의 적용이 배제된다는 점을 명시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송우용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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