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후 재취업 하면 ‘신체·반복 직무’로…“퇴직 후 재고용 활성화 필요”

50대 이후 중장년층 경제활동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기존에 하던 직무와 다른 저임금·저숙련 일자리로 향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 KDI는 오늘(13일) ‘직무 분석을 통해 살펴본 중장년 노동시장의 현황과 개선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중장년층 경제활동 양적 성장…“저임금·저숙련 집중”

KDI는 최근 5년(2018년->2023년) 동안 55세 이상 경제활동참가율(지난해 53.8%)이 2.9%p 증가해 25~54세 인구 경제활동참가율 증가 폭(0.7%p)을 웃돌았다고 밝혔습니다.

경제활동은 늘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저임금·저숙련 일자리로 몰리는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남성의 경우 분석적 업무를 주로 수행하는 일자리 종사자 비중이 30대 취업자에서 가장 높았다가 50대 이후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비교적 신체·반복 직무 관련 일자리를 하는 종사자 비중은 30대에 가장 낮았다가 이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KDI는 “나이가 많을수록 상대적으로 저숙련·저임금 일자리에 종사하는 비중이 증가한다는 것”이라면서, “실직과 퇴직 등 기존 일자리를 떠나 새로운 일자리에서 일하게 될 때 직무 구성 변화가 나타난다”고 설명했습니다.

■ 50대 이후 기존 직무 단절…“중장년 고용 불안 원인”

KDI는 특히 중장년층이 생산성 하락에 상관없이 계속 기존에 일하던 직무를 이어갈 능력이 충분함에도 활용하지 못하고 관련 없는 직무로 일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분석 결과 20대부터 40대 사이 연령층에서는 분석 직무를 하던 남성이 이직해도 비슷한 직무로 가지만, 50대 이상에서는 다른 직무 일자리로 가는 확률이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특히 신체 직무 성향이 높은 일자리로 옮기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KDI는 “분석과 사회 직무 수행에 필요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직무를 수행하는 일자리에 채용되지 못하는 중장년층 근로자가 존재한다”면서, “현재 노동시장에서 중장년층이 보유하고 있는 인적자원이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미국 남성 근로자의 경우 50대 이후에도 직무가 이어지는 경향이 크다는 점을 밝히면서, “직무 단절은 중장장년층 근로자의 고용불안정성과 재취업 어려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정년연장보다는 퇴직 후 재고용”

KDI는 중장년 인력에 대한 낮은 수요를 높이기 위해 과도한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재직 기간에 비례해 자동으로 임금이 올라가는 구조가 중장년 근로자의 고용 비용을 생산성에 비해 과도하게 높인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또 중장년 직무 단절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법정 정년 연장의 실효성은 낮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기계적인 정년연장과 달리 퇴직 후 재고용의 경우 저성과자에 대한 고용 조정의 여지와 함께 임금 조정을 감수하고 근속을 원하는 퇴직자의 숙련된 업무 능력을 활용할 기회가 고용주에게 제공될 수 있다며 퇴직 후 재고용의 활용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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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 기자 (coldpark@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