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반도체 역량 위해선 설비 증설해야…보조금이 원가 절감”

한국이 반도체 공급 역량과 시장 지배력을 지키기 위해선 설비 증설 투자가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과 함께 한국신용평가 자료 등을 분석한 '반도체 공급역량 및 원가경쟁력 향상 위한 정책과제 보고서'를 오늘(13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메모리 반도체 주요 3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D램 공급 증가 요인에서 설비 증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8년~2020년 8%에서 2020~2022년 53%로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습니다.

같은 기간 기술 발전은 92%에서 47%로 줄었습니다.

낸드플래시도 마찬가지로 공급 증가 요인에서 설비 증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3%에서 42%로 증가한 반면, 기술 발전은 97%에서 58%로 감소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선단 공정의 미세화 난이도 상승과 물리적 한계 근접에 따라 기술 발전보다는 설비 증설을 통한 공급능력 확대가 반도체 생산 역량 확보에 더 주요한 요인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결국 라인 증설을 위한 대규모 자본 투입과 자금 확보 여부가 점점 더 중요할 것"이라며 "글로벌 주요국들이 천문학적 보조금을 쏟아 붓는 이유나 국내에서 보조금 필요성 얘기가 나오는 이유도 이런 배경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반도체 설비 투자 보조금이 30% 지급될 경우 감가상각비 감소로 반도체 생산에 최대 10%의 원가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도 분석했습니다.

구체적으로, 3나노 파운드리에서 웨이퍼 1장 생산에 드는 영업 비용이 만 1,459달러일 때, 보조금을 받으면 장부상 자산 가치가 보조금에 비례해 하락하고, 감가상각비 감소로 이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영업비용 가운데 46%를 차지하는 감가상각비가 보조금 지급 뒤 5,271달러에서 1,581달러로 줄어들고, 그만큼 영업이익이 증가하게 된다고도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반도체 산업의 핵심은 생산 능력과 원가 경쟁력"이라며 "설비 투자 보조금 지급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조기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도 주장했습니다.

미국과 EU, 일본 등에선 투자금에 대비해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한국과 대만은 보조금이 없다고도 덧붙였습니다.

김문태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반도체 생산 기업 내부의 '규모의 경제' 달성을 앞당겨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확장하고, 밸류체인상 기술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좀 더 직접적인 지원 방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대한상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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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숙 기자 (vox@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