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가지표에 축포…"코스피 2800 돌파, 서머랠리 시작된다"
미국의 물가지표 완화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시 부활하면서 시장이 환호했다. 금리와 물가의 하향 안정화와 기업 실적 개선 등으로 여름철 강세장을 의미하는 '서머랠리'가 펼쳐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3일 오전 11시30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39.99포인트(1.47%) 오른 2768.16을 나타냈다. 올해 장중 최고치였던 2779.4에 0.43%차이로 근접했는데 이대로 장을 마칠 경우 종가 기준 올들어 최고치 기록이다. 코스닥 시장 역시 전일 대비 5.94포인트(0.68%) 상승한 876.61을 나타냈다.
이날 시장이 강세를 나타낸 건 미국 물가지수 완화의 영향이 컸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3% 상승으로 나타나 시장 전망치(3.4%)를 하회했다. 전월 대비로는 보합이었다. 근원 CPI 역시 전년 대비 3.4% 상승으로 전망치(3.5%)보다 낮았다.
그 동안 시장을 괴롭혔던 인플레이션이 다소 진정될 기미를 보이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은 다시 커졌다. CPI가 공개된 이후 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기준 금리를 현재와 같은 5.25~5.5%로 동결했다.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는 기존 연내 3회 인하에서 1회 인하로 축소됐지만 이미 시장이 예상한 범위라는 점에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이날 나스닥종합지수와 S&P500 지수는 각각 1.54%, 0.85% 상승 마감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이미 지난달부터 6월 FOMC 가 매파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가격에 반영해 왔다"며 "이를 감안하면 이번주 증시는 중립 이상의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은 올해 어닝 서프라이즈(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고금리로 인해 저평가 기조가 지속됐는데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국내 증시의 상방을 제약했던 요인들이 해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계절적으로 7월에는 강세장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더한다. 2010년 이후 코스피 지수의 7월 평균 상승률은 1.36%로 11월(2.01%)과 4월(1.65%)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여름시장은 상승랠리가 나타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상승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첫번째 조건은 금리의 하향 안정화고 두번째 조건은 이익 성장"이라며 "인플레이션으로 기업들의 가격 전가가 이익으로 연결되는 시기에 진입한 만큼 2분기 실적은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1회 금리 인하를 전망한 연준과는 달리 시장은 여전히 2회 인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폭이 확대될 경우 금리 인하 경로는 언제든지 변화할 수 있다"며 "올해 3분기 말부터 경기 하강세가 확인된다면 9월과 12월 금리 인하, 4분기 중 둔화할 경우 12월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금리 하락은 수급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미국채 10년물 수익률과 외국인의 코스피 누적 선물순매수(20일) 간의 상관관계는 마이너스(-)0.85다. 상관관계가 -1에 가까울수록 두 변수는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10년물 금리가 하락하면 외국인 선물 순매수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는 의미다.
중국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중국 실물지표가 개선될 경우 달러 대비 위안화는 강세로 전환되고 원/달러 환율도 하향 안정화할 것"이라며 "이는 외국인 현물 순매수로 이어지면서 코스피 레벨업을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부장은 이어 "매크로 환경과 금융시장의 변화 속에 코스피는 단기 등락을 마치고 2800선을 향해 나갈 전망"이라며 "선행 PBR(주가순자산비율)과 PER(주가순이익비율) 분기점도 2850 ~ 2890선대에 위치했다"고 분석했다. 금리 인하 국면에서 주목할 업종으로는 반도체, 제약·바이오, 2차전지, 인터넷 등을 꼽았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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