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이재현 ‘사촌동맹’… CJ대한통운이 신세계 ‘물류’ 맡아

신세계 물류비 20% 절감하고
CJ대한통운 매출 3000억 늘듯

CJ대한통운이 연간 5000만 건에 달하는 G마켓과 SSG닷컴 배송 물량을 도맡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이른바 ‘사촌동맹’이 본격화한 것으로, 이를 통해 CJ대한통운의 연간 매출은 3000억 원 이상 늘고, 신세계는 물류비를 최대 20% 절감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신세계 계열 G마켓의 스마일배송 물량 월 250만 건과 SSG닷컴 새벽배송·쓱배송 물량 월 200만 건가량을 맡게 될 예정이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5000만 건이 넘는 규모로, 이는 지난해 CJ대한통운이 처리한 전체 택배 물량(15억9600만 건)의 3.1%에 해당한다.

앞서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은 지난 5일 전방위적 협력을 위한 합의서(MOU)를 체결하고, 가장 먼저 G마켓과 SSG닷컴 물류부터 CJ대한통운에 위탁하기로 했다. 신세계는 본업인 ‘유통’에 집중하고, ‘물류’는 전문기업인 CJ대한통운에 맡겨 비용 대비 효과를 최대치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CJ대한통운은 다음 달부터 G마켓의 스마일배송 물량을 맡아 출고된 상품을 바로 허브 터미널로 옮겨 배송한다. SSG닷컴의 쓱배송과 새벽배송도 추가 인력 수급 등을 마치는 대로 CJ대한통운이 맡을 예정이다.

업계는 이번 협업으로 CJ대한통운의 연간 매출이 3000억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마트 소재 집품·포장(PP)센터에서 출고하는 쓱배송 물량과 G마켓 판매자 물량 등이 유입되면 CJ대한통운이 G마켓과 SSG닷컴에서 넘겨받는 물량이 연간 최대 1억 건까지 늘어날 수 있다.

아울러 신세계와 협업으로 CJ대한통운은 제3자 물류사업(3PL)을 대폭 확장할 기회를 얻었다. 3PL은 수송·배송, 보관, 재고관리 등의 물류 기능을 전문기업에 위탁하는 것을 말한다. 신세계그룹은 CJ대한통운의 3PL을 이용함으로써 도착 보장률을 높이는 것은 물론 계열사 물류비를 최대 20% 절감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지웅 기자 topsp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