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천사’ 美 특수전항공기 AC-130J 한반도 전개 공개 이유는 [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정충신 기자 2024. 6. 1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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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미연합 특수작전훈련 후 1년 4개월 만…北 오물풍선 등 도발과 관련 공개
분당 수천발씩 ‘포탄 비’ 퍼부어 북한이 두려워하는 ‘준 전략자산급’ 항공폭격 전력
AC-130H 등 구형 전력은 90년대 말부터 한반도 전개 이지스함등과 연합훈련
‘죽음의 천사’로 불리는 미 공군 최신예 특수전 항공기 AC-130J 로스트라이더가 12일 오후 오산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미 국방부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 홈페이지 캡처

‘죽음의 천사’‘천사의 날개를 두른 하늘의 전함’이란 별칭의 미 공군 최신예 특수전 항공기 AC-130J ‘고스트 라이더(Ghost Rider)’가 12일 오후 오산기지에 전개돼 한미 특수전부대(SOF)와 연합·합동 훈련을 했다.

주한미군은 고스트라이더 한반도 전개 사진과 함께 이번 훈련에 미 해·공군 특수작전 요원들이 참여한 사실 등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13일 주한미군사령부에 따르면 미 공군 제1특수작전비행단 제4특수작전비행대대에 배속된 AC-130J와 미 공군 장병들은 전날 경기도 평택에 있는 오산기지에 도착해 한미 특수전 부대(SOF)와 연합·합동 훈련을 했다. 이번 훈련은 미 해군과 공군의 특수작전 요원들이 참여했다.

2023년2월 한미 연합 특수작전 훈련에 투입된 미 최신형 특수전 항공기 AC-130J. 날개 밑에 헬파이어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AC-130J가 한반도로 전개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AC-130J 1대가 ‘티크 나이프’(Teak Knife)로 불리는 한미 연합 특수작전훈련에 참여해 실사격 훈련을 진행한 바 있다. 티크 나이프 훈련은 기본적으로 적진 침투 및 인질 구출이 주목적이지만 유사시 북한 깊숙이 침투해 북 정권 수뇌부를 포함한 요인을 제거하는 참수훈련도 실시된다.

대남 오물풍선 살포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 교란 공격 등 북한의 복합 도발 와중에 주한미군이 AC-130J의 전개 사실을 공개한 것은 한미 연합방위태세의 견고함을 과시하고, 북한 도발에 대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AC-130J 고스트 라이더는 분당 수천발씩 ‘포탄의 비’를 퍼붓는 것은 물론 최신 미사일과 정밀유도폭탄도 발사·투하할 수 있어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준 전략자산급’ 항공폭격 전력으로 분류된다.

구형인 AC-130H는 1990년대 말 이후 한반도에 몇차례 출동해 동해에서 이지스함 등과 연합훈련을 한 적이 있지만 최신형인 AC-130J가 한반도로 출동한 것은 지난해 2월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해 2월 당시 한반도에 전개된 AC-130J는 직도 사격장을 표적으로 AGM-114 ‘헬파이어’ 및 AGM-176 ‘그리핀’ 미사일, GBU-39 SDB(소구경폭탄) 정밀유도폭탄 등을 발사해 정확히 타격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엔 AC-130J의 30㎜ 기관포와 105㎜ 곡사포가 직도 사격장을 포격하는 장면도 포함됐다. AC-130J 실탄 사격훈련 영상까지 공개했으며 당시에도 북한의 화성-15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분석됐다.

헬파이어 미사일은 최대 8㎞ 떨어진 적 전차 등을 파괴할 수 있는 레이저 유도 방식의 타격무기다. 우리 육군이 보유중인 AH-64 아파치 헬기의 주력무기이기도 하다. ‘그리핀’ 미사일은 헬파이어 미사일보다 가벼운 경량 공대지 미사일로 장갑차량 등 지상 목표물을 파괴한다. SDB는 최대 110㎞ 떨어진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정밀유도폭탄으로, 우리 공군의 F-35, F-15K 전투기 등에서도 발사할 수 있다.

AC-130은 C-130 수송기에 여러 종류의 기관포와 105㎜ 곡사포를 달아 개조한 것으로 베트남전 때 처음으로 등장했다. 베트남전에선 1만대 가량의 북베트남군 트럭을 파괴하는 전과를 올렸다. 베트남전에서 효용성이 입증되자 수많은 실전에 투입됐다.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전은 물론 ISIS 소탕작전에서도 활약했다. AC-130H·J·U·W 등 여러 형태가 있다.

미 공군 제1특수작전비행단 소속의 AC-130J 고스트라이더. 지난해 2∼3월 한미 특전사의 티크나이프 훈련을 계기로 한반도에 처음 전개돼 전북 직도사격장에서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미 공군 홈페이지 캡처

투박한 수송기 형상이지만 최신형 AC-130은 현존 무기체계 중 가장 복잡한 것 중 하나로 꼽힌다. 임무 컴퓨터와 항공전자 체계 소프트웨어에는 60만9000 라인의 명령어가 들어가 있다. 측면 발사식 무기체계(각종 포)가 다양한 최첨단 센서와 항법장비, 화력통제 체계와 연동돼 아군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주변의 적군만 쓸어버릴 수 있는 ‘정확도’를 자랑한다.

적 대공포 등에 대비한 장갑 방호체계(APS), 고해상도 센서, 항공전자 장비, 전자전 체계, 공격 레이더, 고성능 화력통제 체계도 크게 개선됐다. 화력 통제체계는 이중표적 공격 능력을 제공해 최대 1㎞까지 떨어져 있는 두 개의 표적을 두 개의 다른 센서가 각각 탐지, 두 개의 다른 무기체계로 동시에 공격하는 것이 가능하다.

데릭 립슨 주한미특수전사령관은 "(한미) 두 조국(Homelands)의 방어를 위한 한미동맹의 철통같은 공약을 뒷받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을 향한 우리의 결의를 누군가 오판할 경우에도 승리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에 따르면 한미 특수전부대의 준비태세를 점검하기 위한 이번 훈련은 5월 말부터 7월까지 진행된다. 세부 일정 등은 작전 보안을 사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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