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빅파마도 눈독…에이비엘바이오 '4-1BB 이중항체' 뭐길래

홍효진 기자 2024. 6. 1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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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3일(현지시간) 개막한 미국 샌디에이고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하 '바이오 USA') 현장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 중인 모습. /사진='2024 바이오 USA' 한국 공동취재단


에이비엘바이오가 '4-1BB의 원조'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와 손잡고 이중항체 신약 후보물질 '기바스토믹'(프로젝트명 'ABL111') 개발을 본격화한다. 특히 최초로 4-1BB 항체를 만든 뒤 임상 중 부작용으로 개발을 중단했던 BMS가 공동개발에 나서면서, 에이비엘바이오 '이중항체 4-1BB'를 향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에이비엘바이오에 따르면 회사의 글로벌 협업사인 미국 아이맵 바이오파마는 최근 BMS와 면역관문 억제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관련 공급 계약을 채결했다. 옵디보는 에이비엘바이오가 아이맵과 공동 개발 중인 클라우딘(Claudin)18.2 및 4-1BB 표적 이중항체 신약 후보물질 '기바스토믹'의 3중 병용요법 안전성·내약성 평가에 활용될 예정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위암·식도암 환자 1차 치료제로 '기바스토믹+PD-1(T세포 표면 단백질) 치료제+화학치료제(FOLFOX 또는 CAPOX)' 3중 병용요법을, 3차 치료제로는 기바스토믹 단독요법을 개발할 계획이다. BMS와 계약을 통해 에이비엘바이오와 아이맵은 3중 병용요법에 쓰이는 PD-1 치료제로 옵디보를 무상 공급받게 됐다. 2028년 기준 글로벌 위암 시장 매출 전망에 따르면 BMS 옵디보 22억달러(약 3조180억원), 머크(MSD) '키트루다' 1억달러(약 1370억원), 이노벤트 '티비트' 1억달러(약 1370억원) 등 높은 매출이 예상되는 만큼 BMS와 에이비엘바이오 간 시너지가 기대된다.

특히 협력 대상이 4-1BB의 원조격인 BMS란 점은 의미가 크다. 4-1BB 항체는 T세포(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단백질로 강력한 항암효과를 보이지만, 독성반응이 워낙 강해 단일항체로는 항암제 개발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앞서 BMS는 4-1BB 항체 '우렐루맙'을 최초로 개발해 임상까지 진행했으나 임상 중 심각한 간 독성으로 환자 사망 사례가 발견돼 개발을 중단했다.

BMS가 4-1BB 항체에 다시 관심을 보이는 건 그만큼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력을 주목하고 있단 뜻이기도 하다. 에이비엘바이오는 4-1BB 단일항체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이중항체 구조의 면역항암제 개발을 시작, '그랩바디-T'(Grabody-T) 플랫폼을 구축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중항체 구조로 4-1BB를 개발하면 종양 항원이 발현된 종양미세환경에서만 면역세포가 활성화돼 정상 조직 손상을 막을 수 있다"며 "그랩바디-T 기반 파이프라인 기바스토믹의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통해 이중항체가 4-1BB의 강력한 항암 효과는 유지하면서 고유의 간 독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임을 입증했다"고 자신했다.

그랩바디-T 기반의 다른 파이프라인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ABL503'(PD-L1x4-1BB)은 지난달 31일 개최된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ABL503에서도 4-1BB 활성화에 따른 독성은 나타나지 않았고, PD-(L)1 표적에 따른 간 수치(AST·ALT) 증가가 보고됐으나 스테로이드 치료 등으로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었다.

유효성 측면에선 1건의 완전관해와 6건의 부분관해가 확인, 이들 환자에서 기억 T세포의 장기간 활성화가 나타났다. ABL503 투여 시 면역기억반응을 통해 동일 암세포에 대한 재발 억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치료용량 범위 역시 동일 표적의 이중항체 'GEN1046' 대비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GEN1046은 젠맵과 바이오엔텍이 개발 중인 PD-L1(암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과 4-1BB 표적 이중항체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기바스토믹에 이어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ABL503'과 'ABL202'의 임상 1상 중간 결과가 발표됐고, 'ABL105' 'ABL001' 등도 임상 데이터 발표를 준비 중이다. ABL103의 국내 임상 진행도 순항 중인 만큼 빅파마와 파트너십 논의도 한층 더 진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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