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움직임으로 알츠하이머 예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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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단백질 움직임으로 알츠하이머 발병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이강택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성재영 중앙대 교수 연구팀과 함께 신경세포 내 '모터 단백질'의 운동 양상,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가 알츠하이머 발병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확인하고 연구결과를 미국화학회 저널 '화학 & 생물의학 이미징'에 지난 4월 온라인 게재했다고 1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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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단백질 움직임으로 알츠하이머 발병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이강택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성재영 중앙대 교수 연구팀과 함께 신경세포 내 '모터 단백질'의 운동 양상,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가 알츠하이머 발병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확인하고 연구결과를 미국화학회 저널 '화학 & 생물의학 이미징’에 지난 4월 온라인 게재했다고 13일 밝혔다.
단백질 섬유, 고분자를 따라 스스로 움직이는 모터 단백질은 이동하는 에너지를 세포의 기본 에너지원인 아데노신삼인산(ATP)를 가수분해하여 얻는다. 타우단백질은 세포 내 미세소관과 관계돼 다양한 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자인 MAPT에서 생성되는 단백질이다.
신경세포 내부에 존재하는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와 응집은 학계에서 알츠하이머 발병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타우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과인산화될 경우 세포 내 여러 물질을 수송하는 '도로'인 미세소관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결국 타우 단백질은 물질 수송을 방해하고 세포 내에서 응집되어 독성물질로 작용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타우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과인산화 및 응집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특별한 징후를 발견하기 어려웠다는 점이었다. 타우 단백질이 응집되어 알츠하이머가 발병하면 응집되지 않은 정상 타우 단백질이 인산화를 통해 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비정상 타우 응집체를 제거하기 위한 약물 치료제 개발에 초점을 둔 연구가 주를 이뤘다. 최근에는 바이오 이미징 기술을 통해 살아 있는 세포를 장시간 관찰하는 연구가 가능해져 세포 수준에서 알츠하이머에 대한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진단 및 치료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이 교수 연구팀은 살아 있는 세포 내에서 장시간 이미징 및 추적이 가능한 나노입자를 신경세포에 주입했다. 이 입자는 란타나이드를 포함하는 업컨버팅 나노입자로 희토류인 란탄 계열 원소가 도핑돼 있고 광원으로 근적외선 빛을 흡수해 가시광선을 방출하는 특성이 있다.
연구팀은 모터 단백질에 의해 이동하는 나노입자의 속도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정상 세포에서의 움직임과 타우 단백질이 과인산화된 세포에서의 움직임을 비교했다. 비교 결과 입자의 속도가 타우 단백질이 과인산화된 세포의 경우 정상 세포에 비해 느렸다.
이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타우 단백질을 과인산화시킴으로써 알츠하이머병과 모터 단백질의 속도 변화 사이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새로운 이론 모델을 개발했다. 알츠하이머병 연구에서 새로운 메커니즘을 제시하고 세포 내 모터 단백질을 단일 분자 수준에서 관찰하고 분석한 연구 성과다. 향후 알츠하이머병의 진단, 신약 개발 및 효능을 평가하는 데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신경세포 내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에 의해 모터 단백질의 운동 양상과 속도 변화가 일어나는 정도를 정량화할 수 있었다”며 “향후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 정도와 알츠하이머의 발병 및 진행 정도, 그리고 치료제를 통한 정상 상태로의 회복까지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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