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자 가입 가능한 '간편보험'… 용종제거 말 안 하면 보험금 못 받아

간편보험 상품광고 예시. 금융감독원 제공.

초고령사회 진입이 빨라지면서 병력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는 간편심사보험의 인기가 커지고 있다. 다만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는 점만 강조되다 보니 소비자가 계약 전 알릴의무(고지의무)를 소홀히 하게 돼 보험금 지급이 거절되는 등 피해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3일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간편보험(유병자보험) 관련 분쟁사례를 바탕으로 소비자 유의 사항을 발표했다.

간편보험은 가입자의 과거 병력 고지의무 사항이 축소돼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병 보유자도 보험 가입이 가능한 상품으로, 최근 고령자 수가 많아지면서 가입이 증가하는 추세다. 가입 건수는 지난해 604만 건으로 전년 대비 47.1% 증가했다.

그러나 고지항목이 축소된 대신 일반보험보다 보험료가 비싸다. 암·뇌혈관질환 등 중대질병 진단비와 입원·수술비 등을 보장하지만, 일반보험보다 보장 내용이 적을 수 있다.

금감원은 "간편보험 가입을 권유받은 경우 일반보험이 가입 가능한지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간편보험은 유병자나 고령자가 가입할 수 있도록 고지 항목을 축소한 것일 뿐 청약서에서 붇고 있는 고지 항목에 대해 정확히 답해야 하며, 이를 어길 시 보험계약이 해지되거나 보험금 지급이 안 될 수 있다.

실제 올해 건강검진에서 내시경을 하며 대장 용종을 제거한 김 모 씨는 간편보험에 가입하면서, '가입 전 2년 이내에 입원하거나 수술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다.

이에 금감원은 대장 용종 제거는 건강검진 시 이뤄졌다고 해도 수술로서 간편보험 가입 시 고지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을 위한 당일 입원, 응급실 입원도 고지 대상 입원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보험금 지급심사 과정에서 주치의 소견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보험회사의 의료자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며 "보험금 청구 후 보험회사가 주치의 소견 확인을 통한 보험금지급사유의 적정성 검토가 필요하다고 하면 주치의 소견 확보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필요시 보험회사 직원과 직접 동행해 주치의와 면담을 실시하고 주치의 소견을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