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턱밑’ 쿠바에 러 핵잠수함 입항…미사일 훈련 실시

장예지 기자 2024. 6. 1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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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추진 잠수함을 포함한 러시아 군함 4척이 12일(현지시각) 러시아의 오랜 동맹국인 쿠바에 도착했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 군함이 쿠바 아바나항에 '비공식' 입항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과거에도 동맹국인 쿠바에 군함을 보낸 적이 있다.

러시아 군함은 쿠바에서 훈련을 마친 뒤 베네수엘라로 향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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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각) 쿠바 아바나항에 정박한 러시아 고르시코프 제독 호위함을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다. 아바나/로이터 연합뉴스

핵추진 잠수함을 포함한 러시아 군함 4척이 12일(현지시각) 러시아의 오랜 동맹국인 쿠바에 도착했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 군함이 쿠바 아바나항에 ‘비공식’ 입항했다고 전했다. 정박 중인 러시아 군함은 북방함대 소속 고르시코프 제독 호위함과 카잔 핵추진 잠수함, 카신 유조선, 니콜라이 치코 구조 예인선 등 4척이다. 아바나항은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145㎞ 남짓 떨어진 곳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고르시코프 제독 호위함과 카잔 잠수함 모두 극초음속 미사일 ‘지르콘’을 포함한 첨단 무기를 탑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바 외무부는 현재 이들 선박에 핵무기가 탑재돼 있진 않으며, 5일간 머무르는 이번 방문이 지역에 위협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영국 비비시(BBC)는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오는 17일까지 쿠바에 머물며 쿠바 혁명군과 미사일을 활용한 600㎞ 거리 타격 훈련 등을 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 훈련은 600㎞ 이상 거리에서 가상의 적함을 나타내는 해상 표적을 타격하기 위한 것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사용됐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러시아는 과거에도 동맹국인 쿠바에 군함을 보낸 적이 있다. 그러나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뒤 긴장이 커진 상황에서 실시한 이번 훈련은 러시아의 “무력시위”로 읽힐 수 있다고 비비시는 보도했다. 이번 방문은 쿠바 공산주의 정부와 사회주의 동맹국 베네수엘라에 대한 지원을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하다. 러시아 군함은 쿠바에서 훈련을 마친 뒤 베네수엘라로 향할 가능성도 있다. 이날 러시아에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장관이 양국 협력을 위한 회담에도 나섰다.

미국도 러시아 군함 입항을 주시하고 있지만, 미국에 위협이 되진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번 해군 훈련은 일상적인 일이라며 “우리는 전에도 이런 종류의 상황을 본 적이 있고, 여기에 특별한 동기가 있으리라곤 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에이피(AP) 통신에 이를 “일상적인 방문 활동”이라면서도 “우크라이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을 지원하는 미군 임무와 맞물려 러시아 군사 훈련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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