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만난 英국왕의 깜짝 질문...“북한이 아직도 오물 풍선 보내나요?”

제1회 ‘킹스 재단’ 시상식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먼저 언급하며 관심 표명해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세인트 제임스궁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왼쪽)이 찰스 3세 영국 국왕에게 ‘찰스 3세 하모니상’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반 전 총장 아내 유순택 여사. [사진=로이터연합]

“북한이 아직도 오물 풍선을 보내는가”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찰스 3세 하모니상’ 시상식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한국 측 참석자들에게 건넨 말이다.

참석자들은 찰스 3세 국왕이 시상식에서 먼저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 행위를 언급했다고 12일 전했다.

찰스 3세 국왕은 참석자들과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 등 한국 관련 대화를 하던 중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한반도의 안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찰스 3세 국왕은 과거부터 한국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 왔다. 국왕 즉위 후인 지난해 11월, 그는 유럽 내 최대 한인 타운이 있는 런던 서부 뉴몰든을 방문해 한인들을 직접 만났다.

뉴몰든 방문 당시 만난 6·25전쟁 참전용사가 한국전이 ‘잊힌 전쟁’으로 불린다고 말하자, 찰스 3세 국왕은 이후 버킹엄궁에 참전군인 수십명을 초청해 대대적인 환영 행사를 열고 “한국전쟁을 기억하는 건 우리의 의무”라고 밝혔다.

찰스 3세 국왕은 왕세자 시절인 1992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2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의 한 빌라 주차장에 북한의 오물 풍선이 떨어져 주차돼 있던 차량의 앞 유리가 파손됐다. [사진=연합뉴스]

美 “北의 잠재적 도발 경계”

북한은 최근 한국에 오물 풍선을 날려 보냈다. 전국 각지에서 발견된 풍선에는 폐지와 쓰레기 등이 들어 있었다.

실질적인 피해도 발생했다. 지난 2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의 한 주택 앞에 주차된 차량에 오물 풍선이 떨어져 앞 유리가 파손됐다.

세계는 북한의 대남 풍선에 우려와 관심을 나타냈다.

미국은 북한이 오물 풍선을 시작으로 또 다른 형태의 도발을 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12일(현지시간)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와 관련 “한국에 대한 잠재적 도발이나 조치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경계하고 있다”며 “한국과 긴밀하게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공영 BBC방송은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에서 선전전에 풍선이 이용된 역사가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찰스 3세 국왕은 11일 영국 런던 세인트제임스궁에서 개최된 ‘제1회 킹스재단 시상식’에서 반 전 총장에게 ‘찰스 3세 하모니상’을 수여했다.

킹스재단 측은 반 전 총장을 수상자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영국 왕실이 지구 환경의 지속가능성,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반 전 총장의 탁월한 공로를 인정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