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간과 함께 살아온 고래, 20년 지킴이 고래연구소

최용석 국립수산과학원장 2024. 6. 1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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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산과학원은 국내 유일의 해양포유류 전문 연구기관인 고래연구소를 두고 있다.

올해로 문을 연 지 20년이 되는 고래연구소는 고래, 물범과 같은 해양포유류의 관리와 보전 분야에서 많은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20년간의 연구를 발판으로 국내 고래의 보존과 지속 가능한 해양생태계 보전·관리에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고래 연구에 더욱 매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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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올해로 설립 20주년
기후변화 가속화에 고래 연구 중요성 더욱 커져
고래 보존과 지속 가능 생태계 위해 투자 늘려야
최용석 국립수산과학원장./국립수산과학원

국립수산과학원은 국내 유일의 해양포유류 전문 연구기관인 고래연구소를 두고 있다. 올해로 문을 연 지 20년이 되는 고래연구소는 고래, 물범과 같은 해양포유류의 관리와 보전 분야에서 많은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연구자들은 항공기와 드론으로 현장을 조사하고 유전자 분석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 4월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가 세계 최초로 울릉도 인근에서 북태평양 밍크고래 어미가 새끼를 데리고 함께 유영하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이 화제가 됐다. 밍크고래는 입 위에 있는 빳빳한 수염을 필터처럼 사용해 먹이를 걸러 먹는 수염고래로, 몸길이가 10m, 몸무게 10t까지 나가는 대형 고래다.

앞서 고래연구소는 2022년 동해에서 그보다 큰 향고래를 발견해 몸 전체를 국내 최초로 촬영했다. 향고래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주인공이 좋아한 고래로 나왔다. 향유고래로도 불리는 향고래는 몸길이가 최대 24m까지 자라고 몸무게도 74t에 이른다. 뱃속에 쌓인 물질로 용연향(龍涎香)이란 고가의 향료를 만들 수 있어남획됐다.

고래연구소는 임무는 대한민국 주변 바다에 어떤 고래가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밝혀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 대상 고래 종의 자원 상태가 괜찮은지, 멸종위기 또는 이에 근접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고래연구소는 국내 해역에 분포하는 고래류가 약 35종인 것을 확인했다. 그중에서도 개체수가 많은 고래가 서해와 남해의 상괭이, 동해의 참돌고래, 낫돌고래 그리고 전 해역에서 모두 발견되는 밍크고래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최근에는 고래의 생태·유전적 특성, 환경 영향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로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2024년 4월, 울릉도 연안을 지나 북상하는 북태평양 밍크고래 어미와 새끼의 모습. 북태평양 밍크고래 새끼가 어미의 품을 드나들며 유영하는 모습이 찍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국립수산과학원

국제 무역에서도 이러한 고래 보호 정책이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의 주요 수산물 수출국인 미국은 자국에서 해양포유류를 관리하는 수준으로 수출국도 관리할 것을 요구했다. 2026년부터 미국에 수산물을 수출하려면 해당 수산물이 생산된 어업, 심지어 양식장까지 고래의 생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고래연구소는 어업별 조업해역 주변의 고래 종별 개체수, 분포 현황과 혼획 마릿수, 혼획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내 해역에서 고래 조사를 하고 있다. 지난 5월 초 국립수산과학원은 슬로베니아 블레드에서 개최된 제69차 국제포경위원회 과학위원회에서 고래류 자원 평가와 계군 현황, 혼획 또는 비자연 사망, 고래류 혼획저감장치 개발과 같은 국내 고래류 보전을 위한 연구 성과를 발표해 다른 참가국으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이슈이다. 고래 연구자들도 기후변화가 고래에 미치는 영향 또는 고래 연구로 알 수 있는 기후변화의 특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고래는 다른 해양생물에 비해 장거리를 이동한다. 이때 고래의 분포 또는 이동 경로, 이동 시기 변화, 그리고 먹이의 변화 연구를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생태계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다.

고래는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로 해양생태계의 균형을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고래의 배설물은 식물성 플랑크톤을 번성하게 하며, 고래가 죽으면 해저면으로 가라앉으면서 약 2만9000t의 탄소가 해저로 이동해 지구 온난화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고래는 거대한 몸집으로 바다를 헤엄치며 지구를 지키고 있는 셈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20년간의 연구를 발판으로 국내 고래의 보존과 지속 가능한 해양생태계 보전·관리에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고래 연구에 더욱 매진할 것이다. 고래와 고래연구소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힌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가 동해에서 고래의 분포와 개체수를 조사하는 장면./국립수산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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