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전문가' 아담 시셀 "가치·성장주 구분 무의미…경쟁우위 핵심"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일 주가 고공 행진으로 엔비디아는 시가 총액이 3조 달러를 넘기는 등 빅테크의 질주는 그칠 줄 모르고 있습니다. 대규모 투자자금도 빅테크로 몰리고 있는데요. SBS Biz가 빅테크 투자 전문가로 <돈은 빅테크로 흐른다>의 저자이자 미국 금융사 그래비티자산운용 대표인 아담 시셀을 만났습니다.
가치주·성장주 구분 말고 합리적 투자에 집중…'경쟁우위'가 핵심
가치주와 성장주를 구분하는 기준에 대한 질문에 아담 시셀 대표는 그런 구분보다 합리적인 투자가 중요하다는 점을 환기했습니다. 시셀 대표는 "가치주와 성장주는 약 40년 전에 뮤추얼펀드(증권투자회사)가 유명해지면서 투자 업계에서 남다른 투자전략을 설명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용어"라며 "어떻게 보면 부정확한 구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단지 그 비즈니스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투자를 하는지를 따져보고 그 균형을 잘 찾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대신 투자할 때 중요한 부분은 기업의 경쟁 우위 여부라는 주장을 내놨습니다. 그는 "인공지능 수혜 영역은 반도체나 소프트웨어에 국한되지 않고 확장하고 있으나, 막상 현실이 극적으로 바뀌지는 않았다"며 "인간의 기술은 혁신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만큼 이 기술들을 활용하는 빅테크 기업들의 '해자'(성곽 주위 연못)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해자는 워런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보고서에서 최초로 주장한 개념으로, 경쟁사가 쉽게 넘볼 수 없는 진입장벽 이른바 '경쟁 우위'를 뜻합니다. 예컨대 아마존의 유통 시스템이나 구글의 데이터베이스 등이 이미 표준화되고 독점적인 상황에서 자본력과 인력까지 더해지면, 새로운 기술이 나와도 이들이 수익을 내는 데 활용할 여지가 높다는 설명입니다.
'한국의 구글' 네이버 성장성 '무궁무진'…엔비디아는 '글쎄'
빅테크의 성장 전망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내다봤습니다. 가령 아마존 같은 기업의 경우 경쟁우위를 지니고 있지만, 미국 리테일 전체 시장에서 점유율이 6%에 그치는 만큼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독주를 이어가고 있는 엔비디아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평가를 했습니다. 시셀 대표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독자적인 위치에 있던 인텔 역시 지금은 그만한 위상이 아니게 됐다"며 "디지털 반도체 분야는 워낙 산업 성장 속도도 빠르고 경쟁도 치열해, 엔비디아 역시 언제까지 시장을 독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네이버를 해자 보유 기업으로 꼽았습니다. 그는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 기업이 해자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은 다른 기업의 도전을 받으면서도 이겨내고 있는지 보면 된다"며 "아르헨티나나 태국 등 전 세계 어디를 보더라도 구글의 검색엔진 점유율은 높은데, 한국만이 이 작은 회사인 네이버가 점유율 6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말했습니다.
"평범한 분산투자는 평범한 수익률…본인 성향 분석도 필요"
분산 투자에 대해서는 더 좁고 적극적인 투자의 필요성을 얘기했습니다. 그는 "평범함 100개 주식으로 구성된 분산 포트폴리오는 평범한 수익률 이상을 얻지 못할 것"이라며 "투자자의 강점을 활용해서 경쟁 우위가 있는 기업을 찾아볼 것을 권장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워런 버핏과 피터 린치 역시 분산 투자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음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와 함께 개인의 성향도 따져봐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모든 달걀을 한 바구니에 넣고 계속 지켜보는 것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견딜 수 없는 사람과 반대로 강한 확신이 드는 소수의 종목에 투자할 자신이 있는 사람으로 나뉜다는 분석입니다.
아담 시셀 대표는 현실적인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본인 전체 자금 중에 적정하다고 여기는 공격적으로 투자할 자금 비율을 찾고, 그 외에 돈을 안정적인 상장지수펀드(ETF)나 뮤추얼펀드에 투자하는 방법도 추천했습니다.
아담 시셀 그래비티자산운용 대표는
그는 다트머스대학을 최우등(SCL)으로 졸업하고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신문기자로 활동하다가, 1995년 월스트리트로 진출했습니다. 이후 샌퍼드번스타인(Sanford Bernstein), 배런캐피털(Baron Capital), 데이비스셀렉티드어드바이저스(Davis Selected Advisors) 등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한 뒤 고액 자산가와 기관들의 자산을 운용하는 그래비티캐피털(Gravity Capital)을 설립하고 20년 넘게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배런즈(Barron’s)〉와 〈포천(Fortune)〉의 정기 기고자로, 조지 포크 언론상(George Polk Awards) 을 수상했습니다. 저서로는 <돈은 빅테크로 흐른다>가 있습니다.
저작권자 SBS미디어넷 & SBS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SBS Bi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