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긴 아깝고 마시긴 텁텁한 미지근한 소맥

김은진·김하진 기자 2024. 6. 1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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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타자 교체 고민 빠진 호랑이와 사자


KIA 소크라테스
테스형으로 불리며 인기몰이
올 시즌 존재감 떨어지고 실책↑
기온 오르면 살아나는 스타일
보여주지 않으면 위험


삼성 맥키넌
영입 초반 두각 드러내다
6월 들어 타율 0.175로 ‘뚝’
교체론 떠올랐지만 시간 부족
명분도 없는 상황


5월 동안 KBO리그의 화두 중 하나는 부진한 외인 투수들의 교체 여부였다. SSG와 한화는 일찌감치 교체를 선택했고 고민이 컸던 LG는 ‘일단 멈춤’ 상태다. KIA는 대체선수 알드레드를 영입했다. 6월 들어 외인 고민의 흐름이 바뀌었다. 이번에는 타자다. KIA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삼성 데이비드 맥키넌이 고민거리다.

소크라테스 브리토(32·KIA)는 2022년 KIA에 입단해 KBO리그에 데뷔한 이후 큰 사랑만 받아왔다. 독특한 이름에 당시 유행하던 노래를 따라 ‘테스형’으로 불리면서 강렬한 응원가까지, 사랑받을 요소가 풍부했다.

2024년의 소크라테스는 위기다. 부진하다는 눈초리 속에 조금은 위축도 됐다. 소크라테스는 11일까지 타율 0.280 12홈런 4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144경기를 치른다 계산해보면 27홈런 100타점 정도가 나온다. 기록만 보면 나쁘지가 않다.

아리송한 것은 이범호 KIA 감독도 마찬가지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11일 “소크라테스가 현재 상태로 보면 27홈런 100타점 페이스다. 득점권 타율(0.358)도 좋다. 이게 못하는 건지…. 어렵다”고 했다. 지난 2년과 비교해도 기록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소크라테스는 항상 시즌 출발이 저조하다. 처음 등장한 2022년에도 4월까지는 타율 0.227 1홈런 9타점에 머물렀으나 5월에 타율 0.415 5홈런 28타점을 터뜨리면서 존재감을 드러내 리그에 안착했다. 지난해에도 4월까지 부진한 뒤 5월부터 서서히 살아나 궤도를 찾았던 소크라테스가 올해는 시즌 초반 워낙 오래 부진했다.

무엇보다 KIA가 우승에 도전하는 시즌, 소크라테스가 부진한 기간은 KIA가 초반부터 질주하던 기간이다. 해결해줘야 할 시점에 침묵하는 장면이 많았다. 지난해 7개로 가장 많았던 실책이 올해는 벌써 4개다. 타격이 워낙 안 되다보니 수비에서도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크라테스는 시즌 10호 홈런을 친 5월28일 NC전을 기점으로 타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날부터 치른 13경기에서 타율은 0.404(47타수 19안타)다. 7~9일 두산 3연전에서 12호 홈런을 포함해 13타수 5안타 4타점 2득점을 올렸고 11일 SSG전에서는 5타수 3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5월에 걸리던 발동이 올해는 6월에 걸리는 중일 수도 있다.

기록 자체만 보면 큰 문제가 없는 소크라테스에 대해 이범호 감독은 “(질) 좋은 안타와 홈런이 좀 더 나와야 될 것 같다”며 “다른 팀 외국인 타자들도 오르락내리락은 한다. 소크라테스는 이제 올라가는 느낌이다. 더울 때 훨씬 잘 하는 선수인데 작년에도 전경기 출전에 2경기 모자란 142경기를 뛰면서 그렇게 쳤으니 올해도 여름에 잘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KIA는 우승 도전에 나선 팀이다. 현재 심재학 단장이 미국에 가 있다. 외국인타자 교체를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교체해야 하게 될 경우를 준비하고 있다. 소크라테스가 이제 살아났다면 보여줘야 할 것은 많다.

삼성 외인 타자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30)은 지난 11일 대구 LG전에서 4타수 2안타를 때렸다. 지난 8~9일 고척 키움전에서 10타수 무안타에 그치던 맥키넌이 모처럼 기록한 안타였다. 삼성은 이날 6-4로 이겼다.

맥키넌은 삼성이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시즌 연속 삼성에서 뛰었던 호세 피렐라와 작별한 뒤 선택한 타자다. 지난해 세이부에서 127경기를 뛰면서 타율 0.259, 15홈런, 50타점을 기록했다.

소크라테스와 달리 시즌 초반 27경기에서 타율 0.369 3홈런 15타점 등을 기록하며 10개 구단 외인 타자 중 두각을 드러냈다. 시즌을 치를 수록 페이스가 떨어졌다. 6월에는 9경기에서 40타수 7안타 2타점 타율 0.175를 기록했다.

맥키넌의 교체론이 조금씩 떠오르고 있지만 삼성도 아직 뾰족한 수가 없다. 오히려 교체를 한다면 1선발로 기대를 모았던 코너 시볼드의 기복있는 피칭이 더 문제다.

야수의 경우 시장에 좋은 선수가 없을 뿐더러 데려온다고 해도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가 없다. 교체한 뒤 한 달 동안의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가정했을 때 그럴바에야 맥키넌이 적응하는걸 기다리는게 더 빠르다. 부상이 있지 않은 이상 교체할 명분도 없다.

지금 삼성이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맥키넌이 다시 시즌 초반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이다. 맥키넌 역시 자신을 둘러싼 위기론을 이겨내고 자신의 입지를 스스로 다져야할 때다.

김은진·김하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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