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탄총 든 美10대에 총격 사망, 일반인이 매장 지킨다며 쐈다
미국에서 비비탄총을 든 10대를 강도로 오인해 ‘가짜’ 경비원이 총으로 쏴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미국 전역에서 집이나 회사에 접근했다는 이유만으로 무고한 이들에게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이 사건은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각) 미국 CNN, ABC 등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주 킹 카운티 검찰은 살인 혐의로 아론 마이어스(51)를 기소했다.
검찰의 기소장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5일 저녁 워싱턴주 렌턴에 있는 ‘빅5′ 스포츠용품 매장 주차장에서 벌어졌다. 17세 소년 하즈라트 알리 로하니와 친구 2명은 고장 난 비비탄총을 교환하려고 이 매장에 들어서고 있었다. 주차장에서 이 모습을 본 마이어스는 ‘글록 권총’을 가진 세 명의 10대가 강도 행각을 저지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즉시 차량에서 내려 권총을 겨눈 마이어스는 소년들에게 ‘총을 버리고 땅에 엎드리라’고 명령했다. 마이어스는 아무도 자기 말을 듣지 않았고, 로하니가 허리춤에 손을 뻗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총을 꺼내 자신을 죽일 것이라고 생각한 마이어스는 로하니를 향해 최소 7발의 총격을 가했다. 로하니는 옆구리와 등에 6발을 맞고 현장에서 사망했다.
하지만, 경찰이 확보한 CCTV 영상에는 마이어스의 주장과 모순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마이어스의 명령에 10대들은 가짜 총을 땅바닥에 내려놓았다. 로하니의 친구는 “그저 비비탄총일 뿐”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마이어스는 로하니에게 태클을 걸어 그를 땅바닥에 엎드리게 했다. 이후 마이어스는 소년에게 총격을 가했다.
더 큰 문제는 마이어스가 해당 매장에서 고용한 정식 경비원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경비회사를 운영 중인 마이어스는 자신의 13세 아들이 빅5 매장 옆에서 주짓수 수업을 듣는 동안 주차장에서 ‘오버워치’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오버워치는 특정 장소를 감시하는 행위를 뜻하는 군대 용어다. 마이어스는 “과거에 주차장에서 수많은 범죄가 발생하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에 그 장소에서 감시하고 있었다”며 “무고한 사람을 해치는 것을 막고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내가 나서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마이어스의 변호사는 “그와 가족은 한 소년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도 “문제의 저녁, 마이어스는 진심으로 무장 강도를 목격했다고 믿었고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무기를 사용했다”고 했다.
마이어스는 2022년에도 무고한 이를 의심한 적이 있었다. 그해 3월 마이어스는 “자전거를 타고 있던 남성이 사람들에게 총을 겨눈 것을 봤다”고 911에 신고했다. 하지만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이 확인한 결과, 해당 남성은 비무장 상태였다. 마이어스가 총이라고 생각한 건 은색 자전거 부품이었다.
검찰은 마이어스의 이전 신고 기록을 두고 “그가 스스로 부과한 ‘개입 의무’를 일반적인 것으로 생각한다는 방증”이라며 “고액의 보석금, 가택 구금, 모든 총기 자진 반납만이 훈련받지 않은 민간인으로부터 지역사회를 보호할 수 있다”고 했다.
마이어스는 2급 살인 및 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이대로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최고 종신형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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