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130골' 천하의 호날두가 이런 말을..."내 축구 인생, 몇 년 안 남았어" 서글픈 고백
[OSEN=고성환 기자] 천하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 알 나스르)도 시간을 거스를 순 없었다. 그가 점점 은퇴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영국 '토크 스포츠'는 12일(이하 한국시간) "호날두는 아일랜드전에서 멋진 골을 넣은 뒤 축구 인생이 몇 년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 생활 황혼기에 접어들었다고 인정했다"라고 보도했다.
호날두는 12일 포르투갈 아베이루의 이스타디우 무니시팔 드 아베이루에서 열린 아일랜드와 친선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포르투갈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주앙 펠릭스(바르셀로나)와 함께 선발 출전해 투톱을 형성하며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로써 포르투갈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를 앞두고 열린 마지막 평가전에서 승리하며 사기를 끌어 올렸다. 유로 2024는 오는 15일 독일에서 개막한다. 8년 만의 유럽 정상에 도전하는 포르투갈은 F조에서 체코, 튀르키예, 조지아와 함께 경쟁을 펼친다.
이번에도 주전 공격수는 호날두가 될 전망이다. 앞서 '아스날 전설' 폴 머슨은 포르투갈이 호날두를 벤치에 앉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호날두는 아일랜드전에서만 두 골을 뽑아내며 자신이 왜 중용받고 있는지 똑똑히 증명했다.
이날 포르투갈은 펠릭스와 호날두를 앞세워 아일랜드를 두드렸다. 전반 18분 펠릭스가 박스 안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호날두는 전반 21분 오른발 프리킥으로 직접 골문을 겨냥했지만, 수비에 맞고 굴절된 공이 골대를 강타했다.
호날두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후반전 '원맨쇼'를 펼쳤다. 그는 후반 5분 정교한 왼발 감아차기로 골문 구석을 꿰뚫으며 2-0을 만들었다. 오른발 퍼스트 터치와 왼발 마무리까지 완벽한 득점이었다.
빠르게 멀티골을 완성했다. 호날두는 후반 15분 디오구 조타(리버풀)가 내준 패스를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골망을 갈랐다. 한 박자 빠른 감각적인 슈팅이었다.
호날두는 내친 김에 해트트릭까지 노려봤지만, 후반 29분 결정적인 슈팅이 골대를 외면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두 골을 추가한 호날두는 역대 최초로 A매치 130골 고지를 밟은 선수가 됐다. 그가 넣는 한 골 한 골이 A매치 최다 득점 신기록이다.
어느덧 불혹을 앞둔 호날두지만, 그는 여전히 포르투갈 주전 공격수로 활약 중이다. 최근 A매치 5경기에서도 3골 1도움을 올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도 그에게 믿음을 보내고 있다.
호날두는 2023-2024시즌 소속팀 알 나스르에서도 펄펄 날았다. 그는 리그에서만 35골을 터트리며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동시에 사우디 리그 최다골 새 역사도 썼다. 호날두는 최종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2018-2019시즌 모로코 국가대표 공격수 압데라자크 함달라가 세웠던 34골 기록을 한 골 차로 넘어섰다.
또한 호날두는 축구 역사상 최초로 각기 다른 4개 리그에서 득점왕을 거머쥔 선수로 등극했다. 그는 프리미어리그와 라리가, 세리에 A, 사우디 프로 리그에서 득점 1위를 기록했다. 호날두는 2007-2008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010-2011시즌과 2013-2014시즌, 2014-2015시즌 레알 마드리드, 2020-2021시즌 유벤투스에서 득점왕을 석권했다.
다만 우승 트로피와는 연이 없었다. 호날두가 속한 알 나스르는 리그에서도 알 힐랄에 밀려 2위에 만족해야 했고, 사우디 챔피언스컵에서도 승부차기 끝에 알 힐랄에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호날두는 결승전 패배 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유로에서 자존심 회복을 꿈꾸는 호날두다.
이제는 호날두도 나이가 나이인 만큼 조금씩 은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유로 2024는 그가 포르투갈 대표팀으로서 치르는 11번째 메이저 대회다.
호날두도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아일랜드전을 마친 뒤 "내 축구 인생은 몇 년 남지 않았다. 그래서 축구를 즐겨야 한다. 난 축구를 정말 사랑한다. 모든 경기가 특별하다. 포르투갈과 함께하는 유로 대회를 상상해 보라.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열정만큼은 20년 전 그대로다. 호날두는 "스무살 때처럼 꿈이다. 35세 이후 일년 일년 뛰는 건 모두 큰 기쁨이다. 난 39살이다. 모든 시즌이 즐겁다. 골이 있다면 그게 내 DNA"라고 강조했다.
호날두는 지난 2016년에 이어 두 번째 유로 트로피를 노리고 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나 자신을 헌신하는 것이다. 내 국가대표 사랑은 평생 계속된다"라며 "트로피? 우리는 그걸 꿈꾸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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