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고’ 윤찬영·봉재현 “학교-가정폭력 피해, 연기지만 힘들었죠” [SS인터뷰]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토종OTT 티빙, 웨이브, 왓챠에서 동시공개된 드라마 ‘조폭인 내가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이하 ‘조폭고’)는 조직폭력배 칠성파 2인자 김득팔(이서진 분)의 영혼이 학교폭력 피해자인 고교생 송이헌(윤찬영 분)에게 빙의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출발한다.
드라마는 이헌과 더불어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이헌의 친구 최세경(봉재현 분)의 이야기를 통해 학교와 가정의 폭력에 노출된 두 고교생의 성장과 우정을 그렸다.
극중 학폭피해자인 이헌을 연기한 윤찬영과 가정폭력피해자인 세경 역의 봉재현은 “피해자 역할을 하는 게 힘들었지만 좋은 어른이 된다는 게 무엇일지 생각하게 된 작품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동명의 원작 웹소설은 동성애를 다룬 BL(Boys Love) 물이지만 드라마는 원작과 달리 학교 안팎과 가정불화에 초점을 맞춰 각색했다.
윤찬영은 “원작을 읽지 않고 대본에 충실했다”며 “이헌의 몸에 들어온 득팔의 상황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봉재현도 “세경이가 이헌에게 기대는 과정을 통해 두 사람의 우정을 보여주려 했다”고 전했다.
이헌에게 빙의된 칠성파 2인자 김득팔 역은 배우 이서진이 특별출연했다. 득팔은 몸에 문신이 가득하고, 얼굴엔 칼자국이 있는 조폭이다.
배움이 짧은 아쉬움에 고교 진학을 준비하던 중 우연히 육교에서 뛰어내린 이헌을 구하다 사망한다. 하지만 득팔의 영혼이 이헌에게 빙의되면서 윤찬영은 득팔과 이헌이라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캐릭터를 소화해야 했다.
윤찬영은 “이서진 선배와 대본리딩을 같이 하며 준비했다”며 “선배께서 연기한 득팔 캐릭터를 참고했다. 특유의 말투, 행동, 눈빛을 따라 하면서 제 나름대로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이헌은 일진 무리의 괴롭힘에 시달려 위축된 캐릭터다. 세상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긴 앞머리로 얼굴을 숨겼다.
“이헌을 연기할 때는 학교가 무섭고 위협적인 공간처럼 보이려고 했어요. 헐렁한 의상에 엉거주춤한 자세로 의기소침하면서도 소극적인 모습을 표현했죠. 반면 빙의된 득팔을 연기할 때는 이미 이 시간을 거쳐 온 40대 아저씨 입장에서 연기했어요.”
빙의된 득팔을 연기할 때는 긴 앞머리를 짧게 자르고 일진 앞에 나타난다. 당당한 태도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맞선다. 물론 덤비자마자 곧바로 꼬꾸라진다. 패기는 조폭 득팔이지만 신체는 이헌이기 때문이다. 복싱을 배운 뒤 일진들을 제압하는데 성공한다.
윤찬영은 “득팔의 주특기가 복싱이다. 저도 복싱 영상을 찾아보고 혼자 글러브를 끼고 거울보고 섀도복싱 연습을 했다”며 “득팔에게 빙의되려고 노력했던 시간이었다”고 웃어 보였다.
봉재현이 연기한 세경은 전교 1등 모범생이다. 하지만 그에게도 말 못할 고민이 있다. 검사인 아버지는 늘 아들을 감시한다. 수시로 폭언을 내뱉고 폭행도 마다 않는다.
“세경이가 어떻게 버텼을지 생각하니 기특하면서도 힘들었을 것 같아요. 저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었는데 아버지 역의 서태화 선배와 많은 얘기를 나누며 연기했어요. 연기로 간접체험한 것 뿐인데도 힘들었죠.”
10인조 보이그룹 ‘골든차일드’로 활동하고 있는 봉재현은 ‘조폭고’를 통해 첫 주연을 맡았다. 봉재현은 “책임감도 컸고, 긴장도 많이 됐다. 연기 경험이 많은 찬영이가 조언을 해줘 도움이 됐다”고 공을 돌렸다. 곧 골든차일드 앨범 활동을 앞두고 있지만 대중에게 한계없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20대인 두 배우는 ‘조폭고’를 촬영하며 ‘행복’에 대해 생각했다고 전했다. 윤찬영은 “득팔의 아재개그처럼 허무맹랑하지만 찰나의 행복이 느껴지는 순간에 대해 생각했다”며 “우리 드라마를 보고 그렇게 잠깐이라도 웃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봉재현은 “이번 드라마를 찍으면서 행복이란 단어에 많이 생각했다”며 “세경이를 연기해 보니 행복은 가까이에 있는 거 같다.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을 거 같다”고 전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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