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년 집권’ 스웨덴 좌파도 국민 심판에 권력 위임… “민주 정치사에 한 획”[Global Focus]

이현욱 기자 2024. 6. 1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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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도뿐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장기 집권하던 정당들이 순식간에 패배의 쓴맛을 보며 정권을 내놓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당시 사민당은 이른바 사회주의 복지 모델인 '스웨덴 모델' 도입 이래 74년 중 9년을 뺀 65년간 집권해온 정당으로 사실상 절대적 강자로 평가받고 있었지만, 거대 노조와 결합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좌파의 장기집권에 염증을 느낀 스웨덴 국민은 결국 사민당을 심판하며 중도우파연합에 권력을 위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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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Focus
거대노조 결합한 사민당에 염증
2006년 총선 때 중도우파 승리
실질적 다당제 국가 진입한 계기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도뿐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장기 집권하던 정당들이 순식간에 패배의 쓴맛을 보며 정권을 내놓는 경우가 적지 않다. 권력 장기 독점에 자정 능력을 상실하면서 일방적 국정 운영, 부정부패 등의 모습을 보이다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된 것이다.

2006년 스웨덴 좌파 사회민주당의 총선 패배는 유럽 전역에 적잖은 충격과 시사점을 던졌다. 당시 사민당은 이른바 사회주의 복지 모델인 ‘스웨덴 모델’ 도입 이래 74년 중 9년을 뺀 65년간 집권해온 정당으로 사실상 절대적 강자로 평가받고 있었지만, 거대 노조와 결합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노조의 귀족화, 노동윤리 상실, 높은 실업률이 대표적인 문제로 꼽혔다. 좌파의 장기집권에 염증을 느낀 스웨덴 국민은 결국 사민당을 심판하며 중도우파연합에 권력을 위임했다. 이는 스웨덴이 명목상의 다당제 국가에서 실질적인 다당제 국가로 진입했음을 의미해, 스웨덴 민주 정치사에 한 획을 그은 선거로 평가받는다.

말레이시아의 국민전선(BN)은 195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61년간 집권하다가, 지난 2018년 14대 총선에서 쓰라린 패배를 경험했다. 장기집권에 따른 부정부패가 민심 이반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당시 나집 라작 총리와 측근들은수십억 달러의 나랏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결국, 개혁파 정당 연합인 희망연대(PH)가 부패 척결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며 사상 첫 정권 교체를 이뤘다. 정권 교체 이후 나집 전 총리는 부패 스캔들로 구속됐으며, 총 42개 혐의로 기소돼 12년형이 선고됐다. 영국 집권 보수당도 장기집권의 끝을 향해 가고 있다. 내달 7일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이 제1야당 노동당(44%)에 20%포인트 이상 뒤지며 14년 만에 정권을 내줄 위기에 처해 있다. 2010년 이후 가장 큰 격차다. 이를 증명하듯 보수당은 지난달 지방선거에서 11개 시장직 중 겨우 하나를 얻는 데 그친 반면, 노동당은 9개를 가져갔다. 보수당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와 코로나19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물가 급등 등 각종 위기 시 오락가락 정책을 펼치다 보수 정체성을 잃어버렸다는 비판과 함께 지지층의 신뢰를 잃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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