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12명인 아프리카 노동자, 프랑스 올림픽 건설 현장 사망 1주년, “프랑스는 이민 노동자를 홀대하고 있다”

김세훈 기자 2024. 6. 1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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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9일 프랑스 파리 세느 강 아우스터리츠 다리 근처에서 이주 노동자 수십명이 모여 아마라 디우마시를 추모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AFP



경기장 건설 현장에 투입된 아프리카, 아시아 노동자의 사망을 두고 서남아시아가 프랑스 때리기에 나섰다.

카타르에 있는 서남아시아 대표적인 매체 알자지라는 12일 “말리 출신 아마라 디우마시가 프랑스 파리 세느강 개선 현장에서 일하다가 사망한지 1년이 지났다”며 “2023년 6월16일 공사 현장에서 사망하는 그는 올림픽 관련 인프라 건설 도중 사망한 첫 번째 사람”이라고 전했다. 알자지라는 “그는 아침마다 직원들에게 빵을 나눠주고 사람들을 친절하게 대한 사람이었다”며 “자녀를 12명 둔 아버지였다” 회상했다.

아마라 디우마시. 알자지라



디우마시는 지난해 51세 나이로 트럭에 치여 사망했다. 그가 일한 곳은 세느 강 근처 아우스터리츠 다리 근처였다. 알자지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이곳에서는 수십명이 모여 디우마시 추모 행사를 벌였다. 프랑스노동총연맹(CGT)가 주최한 행사였다. ‘아마라를 위한 정의’, ‘아마라 현장 안전 위반의 희생자’라고 쓰인 표지이 등장했다. CGT 대표 리에스 쇼아이는 “심각한 안전 문제가 있었다”며 “보행자 횡단로 표지판이 없었고 트럭이 후진할 때 피크 소리도 나지 않았고 운전자 시야가 비좁은데 트럭을 안내하는 사람도 없었다”고 말했다. 앤 이달고 파리 시장은 최근 사망 장소 근처에 추모물을 설치할 것을 승인했고 파리시는 “골목 한곳 이름을 그의 이름을 따라 짓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29일 프랑스 파리 세느 강 아우스터리츠 다리 근처에서 이주 노동자 수십명이 모여 아마라 디우마시를 추모하고 있다. AFP



파리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 중 세느 강에서 수영 및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열린다. 쇼아이 대표는 “올림픽과 관련된 특정 공사장에는 마감 기한이 있다”며 “세느 강을 수영하기 적합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게 노동자들에게 스트레스와 압박이었다”고 설명했다. 알자지라는 “올림픽과 관련된 건설 프로젝트에서 적어도 181차례 사고가 발생했고 31건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올림픽 준비를 위해 일하는 많은 노동자들이 종종 노동 법규를 준수되지 않는 상황에서 노동을 강요받고 있다”고 전했다.

‘파워 게임 : 올림픽 정치사’라는 책을 쓴 주얼스 보이코프는 “도시에 관해서는 올림픽은 종종 기생충처럼 작용한다”며 “마감 기한이 있으면 부정부패, 노동자 홀대 가능성이 생긴다”고 말했다. 프랑스 국가 건강 보험 시스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매일 두 명 이상 노동자가 건설 현장에서 사망하고 있다. 보이코프는 “올림픽은 여러 사회적 문제를 노출한다”며 “올림픽 개최 도시들이 합법적인 지위를 보장받지 못한 노동자를 썼고 그들은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없어 종종 악용당했다”고 지적했다. 알자지라는 “프랑스는 유럽에서 네번째로 노동자들에게는 위험한 나라”며 “2022년에는 사고가 56만 건이 발생했는데 유럽연합 다른 회원국보다 많은 수치”라고 전했다.

프랑스노동총연맹 관계자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일하는 건설 노동자 중 50~60%가 이민자며 그중 다수가 합법적인 지위를 보장받지 못한 사람들이다. 올림픽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한 33개 회사에서 고용된 ‘불법’ 노동자 500여명은 2023년 10월 적법한 이민 서류를 받고 프랑스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권리를 얻을 때까지 파업하기도 했다. 알자지라는 “그들은 정부와 협상해 합법적인 이민자 지위를 얻었다”고 전했다. 보이코프는 “노동자를 위한 정의는 건설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다국적 기업, 경영진이 안전 부족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미국 언론들은 2021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유치한 카타르에서 수년간 발생한 노동자들의 사망 소식을 지속적으로 전세계에 타전했다. 그들은 서남아시아 최초로 열리는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프리카, 아시아계 불법 이주민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다 사망하고 있다며 카타르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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