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필승 공식=요즘 감성+나만의 개성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2024. 6. 1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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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하의 이게 뭐Z?] 돌아온 CD플레이어부터 슈참 단 운동화까지

※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는 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개성을 중시하는 Z세대는 같은 물건을 쓰더라도 각자 다른 방식으로 소화한다. 즉 유행을 따르면서도 자신만의 특별함을 나타내는 포인트를 반드시 살리려 한다. 이 때문에 Z세대 마음을 훔친 물건엔 어딘가 다른 한 끗이 있다. Y2K(1990년대 말~2000년대 초반 유행) 무드와 같이 최근 유행하는 감성이 묻어 있으면서도 개개인의 고유성을 담을 여지가 남아 있는 것이다. Z세대가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선택한 물건들을 알아보자.

# 에스파 컴백에 타 팬덤 들썩인 이유

걸그룹 에스파 컴백 앨범에 포함된 CD플레이어. [SM TOWN&STORE 제공]
걸그룹 에스파가 첫 정규 앨범으로 컴백했다. 이번 에스파 앨범은 기존 팬덤이 아닌 타 팬덤에서도 엄청난 호응을 불러일으켰는데, 그 이유는 앨범에 CD플레이어를 포함하는 파격적 구성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앨범 재킷 사진에 '1980년 1월 1일'이라는 날짜가 강조된 것도 이 같은 CD플레이어 감성을 살리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CD플레이어는 Z세대가 좋아하는 여러 포인트를 가진 물건이다.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Y2K, 아날로그 감성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은 물론, 어떻게 꾸미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자신만의 특별함을 담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에스파 CD플레이어는 덕질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석이조다. 유무선 이어폰을 모두 쓸 수 있게 해 실용성을 놓치지 않은 점도 돋보이는 지점이다. 최근 에스파 CD플레이어에 타 팬덤이 반응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엔 "멤버별 포토카드 때문에 앨범을 여러 장 사야 하는 사람이 있다면 CD플레이어만 따로 당근(중고거래)해달라"는 게시물이 여럿 올라오고 있다. 다만 이번 앨범은 랜덤 포토카드가 아니라서 당근 매물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에스파 앨범은 품절 상태로, 이를 구하려는 Z세대의 노력이 한동안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

# 다꾸·폰꾸·백꾸 뒤잇는 신꾸의 등장

운동화에 슈참 여러 개를 더한 신꾸(신발 꾸미기) 예시. [인스타그램 ‘NOA.KKK’ 계정 캡처]
여름이 성큼 다가오면서 Z세대가 외형에 다양한 변화를 주고 있다. 색감이 화려한 옷을 사고 청량한 네일을 하는 등 여름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는 느낌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신꾸(신발 꾸미기)의 등장이다. 다꾸(다이어리), 폰꾸(휴대전화), 백꾸(가방)에 이어 이젠 신발까지 꾸미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2024 F/W 패션쇼에서 브랜드 김해김과 아식스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진주, 프릴 등으로 꾸민 운동화를 선보였는데, 이 신발이 많은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으면서 신꾸 유행을 이끌고 있다.

신꾸는 다른 꾸미기와 마찬가지로 꾸미기 범위가 한정돼 있지 않다. 사용할 수 있는 재료도, 꾸미는 방식도 무궁무진하다. 그럼에도 자주 보이는 신꾸를 꼽는다면 슈참을 활용한 꾸미기다. 포털사이트 등에 슈참, 슈즈참을 검색하면 다양한 관련 상품이 나오는데, 이를 구매해 신발 끈에 건 뒤 신발 정중앙에 위치하게 하면 신발 끈을 슈즈 참으로 묶은 것 같은 연출을 할 수 있다. 만약 슈참 1개만으론 어딘지 부족하고 밋밋하게 느껴진다면 추가로 신발 끈 곳곳에 슈즈참을 2~3개 이상 많이 달아도 된다. 운동화는 대체로 특정 시기에 유행하는 모델이 정해져 있는데, 이때 자신만의 개성을 유지하고 싶다면 신발에 다양한 커스텀을 더하는 신꾸에 도전해봐도 좋을 것 같다.

# 어디든 붙이고 사진 찍는 옥토버디

흡착판 형태의 휴대전화 액세서리 ‘옥토버디(OCTOBUDDY)’. [옥토버디(OCTOBUDDY) 제공]
최근 Z세대 사이에서 네모난 판에 동그라미가 나란히 줄지어 있는 형태의 휴대전화 액세서리가 인기다. 바로 미국 모델 겸 인플루언서 헤일리 비버가 사용해 화제를 모은 '옥토버디(OCTOBUDDY)'다. 옥토버디는 일종의 흡착판으로, 이 흡착판은 웬만한 곳에 착착 붙고 고정력도 뛰어나 언제, 어디서든 휴대전화를 고정한 채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틱톡, 릴스 등 쇼트폼 콘텐츠를 주로 생산·소비하는 Z세대에게 안성맞춤인 것이다. 요즘엔 옥토버디에 신용카드 등을 붙여 카드 홀더처럼 쓰는 사람도 많다.

옥토버디 가격은 결코 저렴하지 않다. 3만 원대로 휴대전화 액세서리치곤 비싼 가격인 데다, 초반엔 해외직구를 통해서만 살 수 있어 국내 소비자의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었다. 그럼에도 Z세대가 이처럼 옥토버디에 열광하는 건 특별함 때문이다. 근래 옥토버디가 더 작은 네모 모양으로 출시됐는데, 이를 사용하는 사람 입맛대로 자르거나 조합해 새로운 모양을 만들 수 있다. 또 옥토버디 정품은 아니지만 흡착판을 하트, 별 등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국내 쇼핑 사이트도 많다. 이처럼 요즘 감성에 커스텀을 더했다는 점이 옥토버디를 'Z세대 취향 저격 제품'으로 떠오르게 만든 것 같다.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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