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동반 해외여행, 여기 어때?

이나래 프리랜서 기자 2024. 6. 1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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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가 꼭 필요한 1세부터 제법 취향이 생긴 10대까지, 아이들은 한 살 한 살이 다르다. 그러니 가족여행을 떠날 땐, 아이의 나이를 고려해 여행지를 선택해야 한다.

최근 SNS에서 '가족여행 금지어’라는 제목의 글이 큰 화제를 모았다. "아직 멀었냐" 금지, "줄 계속 서야 되냐" 금지, "집에 가고 싶다" 금지 등 효도 여행에서 부모님들이 제기하는 불만을 모은 글에 많은 사람이 공감하면서 인기를 끈 것. 이 글을 읽은 중장년층 사이에서 '주의해야겠다’는 인식이 퍼진 건 다행이지만, 사실 그보다 더 강력한 요주의 인물은 따로 있다. 바로 어린 자녀들이다.

아이와의 여행 역시 효도 여행만큼이나 난도가 높다. 4세 이하의 영유아라면 처음 타는 비행기 안에서 끊임없이 울까 봐 걱정해야 하고, 취학 전의 아이들은 조금만 걸어도 '땡깡’ 주의보가 울린다. 제법 취향이 생기기 시작한 10대들의 여행 태도(?)는 또 어떤가. 여행을 끝까지 기분 좋게 마무리하려면 여행지와 프로그램 선정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여행을 주도하는 부모 역시 즐거워야 하는 건 당연지사.

아이들 특성을 고려해 적절한 거리의 여행지를 선정하는 것이 첫 번째 스텝. 도시 자체가 키즈 프렌들리 한 곳을 선택한다면 여행의 난도가 한결 낮아진다. 아이 연령별로 매력이 각기 다른 여행지를 소개한다.

0~4세
미국령 괌 일본 오키나와

오키나와 ‘파인애플 파크’
가까울 것, 쉬기 좋을 것. 4세 미만의 영유아를 데리고 여행을 떠날 계획이라면 가장 먼저 명심해야 하는 원칙이다. 비행시간은 4시간 이내가 적합하다. 아이가 아직 하루 한두 번 낮잠을 자야 하는 나이라면, 일정을 오전과 오후 각각 하나 정도로 잡는 편이 안전하다. 아이의 첫 해외여행이 특별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 가지를 준비해봤자, 아이의 체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고생만 할 뿐이다. 가족 단위의 여행객을 위해 설계된 리조트와 휴양지가 인기가 많은 데는 이유가 있다.
츄라우미 수족관
괌은 사계절 내내 기온이 25~30℃로 온화하고, 리조트와 관광지 대부분이 근거리에 위치해 어린아이를 둔 가족여행지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세계 3대 석양 포인트로 손꼽히는 '건 비치’를 비롯해 풍경 좋은 해변이 다수 포진한 까닭에 레저스포츠에 적합하다. 아이가 어리다면 리조트 내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기다가 오후 시간에 짧은 관광을 다녀올 수 있도록 스케줄을 짜보자. 물고기를 좋아하는 3~4세 어린이라면 수족관 '괌 언더워터 월드’나 '괌 돌핀 크루즈’ 등을 즐겨도 좋겠다. 태평양 밤하늘을 수놓는 별을 감상하는 '별빛 투어’도 괌이 자랑하는 프로그램이다. 무비자 45일에, 섬 전체가 면세 구역이라는 점도 메리트다.
괌 ‘건 비치’
일본 오키나와는 가장 짧은 비행시간으로 도착할 수 있는 해외 휴양지다. '아시아의 하와이’라 불릴 만큼 뛰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제주도보다 조금 큰 면적으로, 렌터카로 이동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대부분의 렌터카 업체에서 카 시트를 무료로 대여하기 때문에 편하게 여행할 수 있다. 가족 여행객이 많이 찾는 장소는 일본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츄라우미 수족관’. 산호초부터 심해어까지, 보기 드문 해양생물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어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반응이 좋다. 나고시에 위치한 '파인애플 파크’는 오키나와 특산품인 파인애플을 테마로 만든 곳으로, 파인애플 모양의 카트를 타고 아열대 식물을 둘러본 후 주스 등을 마실 수 있어 가족 여행객이 많이 찾는다. 여름휴가 기간인 8월에는 오리온 맥주 축제, 에이사(오키나와현 전통 춤) 퍼레이드 등의 축제도 진행되니 참고하자.

5~7세
베트남 다낭 태국 치앙마이

다낭 ‘골든 브릿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한창 사회화를 경험 중인 이 시기의 아이들은 궁금한 게 정말 많다. 스펀지처럼 새로운 것을 흡수하는 만큼,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체험 프로그램이나 왕성한 호기심을 충족시킬 여행지를 고른다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비행시간 6시간 내외면 부담이 없다.

베트남을 대표하는 휴양지 다낭은 5시간 내외의 비행시간과 최고급 숙박 시설을 가성비 좋게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많다. '경기도 다낭시’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 세계 6대 해변 중 하나인 '미케 비치’는 길이 20km가 넘는 아시아 최장 규모로, 다낭 지역의 모든 리조트가 해변에 접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인이 많이 찾는 바나힐 지역은 프랑스 식민지 시절부터 명성을 떨쳐온 역사 깊은 관광 명소이다.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케이블카가 명물로, 정상에는 또 다른 랜드마크인 '골든 브릿지’와 미니 정원, 모노레일 등이 연계되어 있어 코스로 둘러보기에 좋다. 다낭에 위치한 리조트는 어린이를 위해 여러 가지 서비스를 마련해놓았다. 키즈 풀, 키즈 클럽 등은 기본이고 어린이 고객 무료 투숙 등의 프로모션을 펼치는 곳도 많으니 여행 전 꼼꼼하게 체크해보자.

치앙마이
5시간 30분이면 도착하는 치앙마이는 태국에서 '제2의 수도’ 또는 '북방의 장미’로 불린다. 13세기부터 18세기까지 란나 왕국의 수도였던 만큼 오래된 역사와 다양한 유적을 만끽할 수 있다. '왓 록 몰리 사원’ '왓 치앙만 사원’ 등 13~14세기에 건립한 사원은 아이들에게 생소한 풍경이 될 듯. 치앙마이가 자랑하는 코끼리 보호구역에서는 윤리적인 방침 아래 코끼리를 둘러볼 수 있어 어린이들에게 특히 반응이 좋다. 치앙마이 중심가에 위치한 '깔래 야시장’은 일주일 내내 열리는 상설 시장으로, 수공예부터 먹거리까지 둘러보고 맛보는 재미를 준다. 열대 및 온대 식물의 자연 서식지인 치앙마이에서 꽃이 가장 아름답게 피는 시기인 2~3월에 여행을 간다면 꽃 축제를 놓치지 말 것.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나 일본의 후쿠오카도 이 연령대의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 적합한 여행지로 꼽힌다.

8~11세
싱가포르 대만 타이베이

싱가포르 식물 테마파크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요즘은 초등학교 저학년만 돼도 취향이 확고해진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에 자연스럽게 노출되면서 또래끼리 즐기는 유행템도 많아졌다. 여행지도 이러한 아이의 취향을 고려해 고른다면 아이에게 점수를 더 딸 수 있다. 초등생 취향 저격의 놀이 테마파크나 캐릭터 굿즈 등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으면서, 비행시간 6~7시간 이내인 곳을 추천한다.
싱가포르는 면적은 작지만 콘텐츠가 풍부한 도시국가로, 아이와 함께 여행하기에 제격이다. 초등학생 자녀에게 가장 환영받을 만한 목적지는 단연 '유니버설 스튜디오 싱가포르’. 다양한 놀이기구와 페스티벌, 아쿠아리움 등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식물 테마파크 '가든스 바이 더 베이’나 '주롱 새공원’ 등 열대기후에서 만날 수 있는 자연환경도 놓치지 말자. 싱가포르의 가장 큰 장점은 밤 시간을 유용하게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치안이 좋고, 나이트 프로그램이 다양하기 때문. TV에서 자주 보던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의 야경과 머라이언 공원의 분수 쇼, 야간 동물원 '나이트 사파리’ 등도 인기다.
타이베이의 명물 ‘타이베이 101’ 전망대와 ‘스린 야시장’
비행시간이 3시간 이내로 짧으면서 이국적인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은 바로 대만의 타이베이다.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티프가 된 곳으로 알려진 지우펀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좋아하는 곳. 다만 관광객이 많고 동선이 복잡해 아이들이 쉽게 지칠 수 있으므로 인근 지역을 한꺼번에 둘러볼 수 있는 하루짜리 버스 투어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타이베이의 대표 관광지인 '스린 야시장’에서 대만 먹거리를 즐기고, 풍등으로 유명한 스펀 지역에서 소원을 적은 풍등을 날리거나, 대만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온천 '금용천’을 찾아 피로를 풀 수도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디즈니랜드가 위치한 일본 도쿄, '일본의 부엌’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먹거리가 풍성한 오사카, 태국 방콕도 초등학생들이 즐길 만한 요소가 풍부한 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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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조지윤 기자
사진출처 언스플래시 오키나와관광청 괌관광청 베트남관광청

이나래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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