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목소리의 조건, 호흡부터 탄탄하게” 이비인후과 임재열 교수

김가영 2024. 6. 1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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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는 첫인상을 판가름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앨버트 메라비언(Albert Mehrabian)은 타인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때 목소리가 38%의 비중을 차지하며, 말하는 내용은 겨우 7%에 불과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같은 말이라도 목소리에 따라 그 파급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좋은 목소리란 무엇이며, 이를 갖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이비인후과 임재열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는 "호흡부터 발성, 공명, 그리고 조음 과정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성대 건강을 관리하고, 호흡법을 연습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좋을 목소리를 낼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좋은 목소리를 내는 방법에 대해 임재열 교수와 함께 자세히 알아봤다.



Q. 목소리를 매일 사용하는 만큼, 이를 잘 내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은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요?

좋은 목소리를 이야기하려면 우선 목소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목소리가 만들어지는 시작점은 목소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호흡'입니다. 숨을 쉬면서 호흡을 하고, 다음으로 성대에서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발성' 과정을 거치죠. 그리고, 성대부터 입술까지를 목소리가 지나는 길, '성도'라고 하는데요. 이 성도에서 목소리를 다듬는 과정인 '공명'을 거쳐 구강, 입술 등 구조의 변화를 통해 발음을 만드는 '조음' 과정을 통해 목소리를 내게 됩니다. '호흡-발성-공명-조음' 과정을 거쳐 소리가 나오는 것이죠.

좋은 목소리라 하면, 무엇보다 잘 울리고 크게 전달되는 것이 중요한데요. 이는 호흡 및 공명 과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공기 에너지를 성대로 전달해서 소리를 만들고, 이 소리를 다듬고 증폭시키는 과정인데요. 이 과정이 잘 조절되어야 좋은 목소리가 만들어집니다. 호흡이 잘 돼야 목소리가 크게 잘 나오고, 발성 과정에서 소리를 잘 조율해야 목소리가 깨끗하게 일정하게 나오죠. 또, 성도에서 목소리가 잘 증폭돼야 크게 울리는 듯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습니다.

좋은 목소리를 한마디로 정의 내리긴 힘들지만, 호흡과 발성, 그리고 공명, 조음 과정이 유기적으로 잘 조정되어야 좋은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복식호흡을 하면 좋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복식호흡을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아요. 복식호흡, 어떻게 하면 올바르게 할 수 있을까요?
호흡은 숨을 들이마시는 '흡기'와 숨을 내뱉는 '호기'로 이뤄집니다. 숨을 들이마실 때는 흉강과 복강 사이의 횡격막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요. 흉곽, 늑골 사이에 있는 늑간근, 그리고 그 외 주변에 있는 호흡 근육들도 흡기에 중요한 작용을 합니다. 호기의 경우 수동적인 과정으로 이뤄지는데요. 이때는 호흡을 조절하기 위해 복근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복근과 함께 일부 늑간근도 관여하죠.

우리는 보통 '흉식호흡'을 하는데요. 가장 이상적인 호흡은 '흉복식호흡'으로, 우리는 복식호흡을 위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복식호흡도 잘 이뤄져야 호기 시 호흡을 잘 조절하면서 일정량의 공기를 성대에 계속 공급해 줄 수 있고요. 이후 발성 과정이 잘 이뤄질 수 있습니다.

복식호흡을 훈련하는 기구를 활용하는 훈련법 등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쉽게 해 볼 수 있는 방법으로는 흉곽과 복강 사이에 손을 얹고 흡기 시에 복강이 커지는 느낌으로 호흡하는 연습을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또 누워서 배 위에 책을 올려놓고 복강이 커지게 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도움 됩니다. 보다 전문적인 훈련을 위해서는 언어재활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편, 복식호흡을 하는 것만큼 성대의 근육을 잘 이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런 것들이 조화롭게 잘 이뤄져야 좋은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Q. 호흡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으니, 다음으로는 발성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발성이 좋다'라는 표현을 많았는데, 이때 발성에는 '발성과 공명'이 함께 포함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맞을까요?
네 정확한 표현입니다. 발성 과정에서 소리를 만든다고 하면, 성도에서 다듬어진 후에 밖으로 나오기 때문에 발성과 공명을 분리해서 보기 어렵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발성 과정을 통해 공기에너지가 소리에너지로 전환되는데요. 소리에너지로 전환될 때 공기가 올라오면 성대가 진동을 하면서 공기의 흐름을 단절, 즉 끊어주게 됩니다. 그러면 공기의 입자들이 단절되면서 주기적인 음파가 형성되는데요. 이 음파를 우리가 '성문음'이라고 하고요. 남자는 1초에 100~150번, 여자는 200~250번 진동을 하는데, 이를 '기본 주파수'라고 합니다. 기본 주파수와 함께 정수배로 배음이 생기는 데요. 기본 주파수와 일정의 배음들은 성도에서 필터링되고, 일부는 증폭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소리에너지가 생성되고요. 소리에너지가 밖으로 나와 귀의 청각 와우 세포를 흥분시켜 전기에너지를 생성시키면, 뇌가 이를 인식해서 우리가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즉, 발성을 통해 소리에너지가 만들어지고, 이 소리에너지가 증폭되는 공명 과정을 잘 거쳐야 우리가 귀에서 전기신호로 인식해서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점에서 공명과 발성은 굉장히 밀접한 관련이 있고, 소리의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좋은 목소리를 위해서는 호흡부터 조음 과정까지 조화롭게 이뤄져야 한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Q. 그렇다면 소리의 핵심인 발성과 공명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성대 접촉'이 잘 이뤄져야 합니다. 성대가 닫힌 상태에서 남자는 1초에 100~150번, 여자는 200~250번 진동이 발생해야 하기 때문에 성대의 접촉률, 즉 성대가 폐쇄된 정도가 1차로 중요합니다. 또 성대가 충분히 접촉돼야 배음 구조가 잘 나옵니다. 주파수가 일정하게 잘 나온다는 의미죠. 반면 성대에 폴립이나 결절이 있으면 성대가 잘 닫히지 않고 틈이 생기는데요. 이렇게 성대 접촉이 잘 되지 않으면 바람이 새면서 효율이 떨어져 좋은 주파수와 배음이 나오지 않습니다.

성대가 닫힐 때 대칭적으로 닫히는가도 중요합니다. 성대의 한쪽이 마비되거나 기능이 떨어져 비대칭적으로 닫히면 좋은 발성이 이뤄지지 못합니다. 즉, 성대가 대칭적으로 균일하게 닫힐 수 있도록 성대를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이 발성과 공명에 있어 중요한 첫 번째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명강도 잘 관리해야 하는데요. 공명강이란 공명을 만드는 구조, 성도를 뜻합니다. 성대의 발성 과정과 유사한 악기인 트럼펫에 빗대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트럼펫의 관이 나팔처럼 퍼져있는 부분을 '벨'이라고 하는데요. 이 안의 습도가 적절하고, 이물질이 없어야 맑은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이 벨을 공명강, 그리고 연주자의 입술을 성대로 빗댈 수 있는데요. 사람도 마찬가지로 공명강의 크기, 구조에 문제가 없고, 이물질이 없어야 좋은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Q. 평소 습관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좋은 목소리를 위해 중요한 생활습관을 짚어주신다면요.
우선 물을 조금씩 자주 마셔서 건조하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휴식도 중요한데요. 30분 이야기를 하면 10분 정도는 쉬어주는 게 좋습니다. 소리를 지르거나 속삭이는 것은 목에 부담을 주므로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식생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알코올이나 카페인, 탄산음료는 목소리에 좋지 않고요. 위산 역류를 유발하는 맵고 기름진 음식 역시 피하는 게 좋습니다. 또, 일부 약제들은 후두를 건조하게 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뇨제, 항히스타민제 등이 대표적입니다. 목소리에 좋지 않은 요소들에 주의하면서 휴식과 수면을 충분히 취하는 것이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평소 잘 관리해도 음성 질환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요. 음성질환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으며, 올바른 대처법은 무엇일까요?
음성 장애를 진단할 때는 보통 4가지 과정을 거칩니다. 첫 번째로는 증상을 봅니다. 목소리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의료진이 듣고 평가하는 과정이죠. 두 번째로는 내시경을 이용해서 후두를 직접 관찰하고요. 이후 세 번째로 치료에 대한 반응 정도를 봅니다. 음성 치료, 비수술적 치료 등에 반응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죠. 만약 수술을 진행한다면, 마지막 단계로 수술 시의 소견, 병리 소견까지 살펴야 합니다. 이러한 4가지 과정을 거쳐 음성질환을 최종 진단하게 됩니다.

음성질환을 진단할 시에는 육안으로 보는 것 외에도 음성을 구체적으로 평가하는 다양한 도구들이 사용됩니다. 따라서, 음성질환이 의심될 시, 이런 도구들을 갖추고 있는 음성 전문 병원을 찾으면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진단하는 데 유리합니다. 또, 치료적으로도 비수술적인 음성 치료 등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음성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음성 재활사가 있는 병원에서 치료와 진단 계획을 함께 세우는 것이 보다 효율적입니다. 

기획 = 백선혜 건강전문 아나운서
도움말 = 임재열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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