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거나 사태’가 실화냐… KIA 나성범 살리기 총력전, 한 번만 감 잡으면 된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KIA 간판 타자이자 핵심 타자인 나성범(35·KIA)은 프로 데뷔 후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2년 연속 고전하고 있는 것은 물론 지금까지 승승장구했던 선수의 슬럼프가 비정상적으로 길다. 리그 최고 타자 중 하나로 발돋움한 이후 이렇게 시련이 길었던 적이 없다.
나성범은 12일까지 35경기에서 타율 0.233, 6홈런, 2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44에 머물고 있다. 부상으로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고, 올해 도입된 ABS 시스템에 적응할 시간이 짧았다는 점을 고려해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슬럼프다. 부진이 길어지면서 여러 추측만 무성하게 나오고 있다. 부상이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 노쇠화가 시작됐다는 분석 등 나성범이 괴로울 만한 이야기가 쏟아진다.
급기야 이런 나성범의 컨디션 저하를 상징하는 장면도 나왔다. 1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 연장 10회가 그랬다. SSG는 연장 10회 2사 2루 상황이 되자 3번 김도영을 자동 고의4구로 거르고 나성범과 승부를 선택했다. 아무리 김도영의 타격감이 좋고 인천에서 SSG를 상대로 강했다고 해도, 그 다음 타자가 나성범인데 앞 타자를 거른 것이다.
동점 상황이라 주자를 굳이 늘리는 것도 부담이라고 생각할 때 정상적인 나성범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나성범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법한 일이었다. 이를 응징하며 자신의 타격 분위기를 살렸어야 했는데 나성범은 그러지 못했다. 초구를 건드렸지만 2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다. 결국 KIA는 연장 10회 박지환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졌다.
나성범의 올해 기록 저하는 데이터상으로 뚜렷하게 나타난다. 기본적으로 타구 속도가 지난해보다 줄었고, 여기에 발사각도 좀처럼 정상 각도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올해 타고투저 양상 속에 전체적인 타자들의 타구 속도가 늘어났는데 나성범은 시속 5㎞ 가까이 떨어졌고, 발사각도 라인드라이브보다 땅볼에 더 가깝게 떨어졌다. 타구 속도가 줄어들고, 공이 뜨지 않는 상황이 겹치다보니 타율이나 장타율이 줄어드는 건 당연하다.
들쭉날쭉하다는 말이 맞는다. 땅볼을 치다가, 발사각이 높은 힘없는 뜬공이 나온다. 나성범의 히팅포인트나 타격 메커니즘이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다. 근래 들어서는 타구 속도는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스윗 스팟 타구(발사각 8~32도 사이의 타구)가 잘 나오지 않는다. 땅볼 아니면 고각의 뜬공이다. 나성범답지 않은 시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코칭스태프도 답답하고, 팬들도 답답하고, 무엇보다 가장 답답한 건 선수 자신이다.
나성범의 타격을 오랜 기간 봐온 이범호 KIA 감독은 몇몇 분석을 내놓는다. 이 감독은 12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개인적으로 타자들이 그 해마다 운이 좀 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보면 성범이한테 들어오는 공들이 상당히 어려운 코스로 들어오는 것 같다”고 약간의 불운도 있다고 말하면서 “ABS를 사용하다보니 성범이가 좋아하는 존에 오는 공들보다 벗어나는 공들을 스트라이크로 잡아주다 보니까 거기에서 위축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조금 안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짚었다.
나성범 정도 되는 타자라면 자신의 존이 확실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ABS존은 지금까지 자신이 생각했던 존과 조금 다르다. 이 감독은 “본인도 거기에 맞추려고 하다 보니 공격적으로 쳐야 하고, 스트라이크존이 커지다 보니 어렵게 들어오는 공들을 공격적으로 치다 보니 빗맞은 타구들이 많이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고 원인을 짚었다.
하지만 나성범을 빼지는 않는다. ABS존 적응의 문제가 있다면 계속 나가면서 쳐 보고 이에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계약 기간이 많이 남은 선수고, 어쨌든 나성범이 살아나야 KIA도 원하는 성과를 낼 수 있다. 일단 12일 경기에서는 타순도 5번으로 내렸다. 이 감독은 “본인은 괜찮다고 하지만 팀적으로 중심 타자가 안 맞다 보니 본인도 조금 힘들 수 있을 것 같다. 몇 경기 정도 내렸다가 페이스가 좋아지면 올리려고 한다. 지금은 그때 그때 상황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로 한 번에 딱 묶어놓는 것도 좋겠다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2일 경기에서도 확실한 실마리를 찾지는 못했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2회 첫 타석(유격수 땅볼)의 타구 속도(164.8㎞)는 좋았지만 발사각은 -0.5도의 땅볼이었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좌중간 안타를 쳤지만 타구 속도는 133.6㎞로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다. 5회에는 2루수 뜬공, 6회에는 좌익수 뜬공으로 각각 물러났다. 5회와 6회 타구 속도는 모두 130㎞를 넘지 못했다. 마지막 타석 안타도 완전 연소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종합적으로 나성범답지 않은 타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 주체도 나성범이라는 것도 분명하다. 어쩌면 한 번의 타구가 모든 것을 푸는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 나성범이 살아나야 KIA도 대권 도전이 가능하다. 항상 상수인 것 같았던 나성범이 올해 KIA의 사활을 쥔 선수가 됐다는 것은 다른 의미에서 놀라운 일이지만, 이제는 꽤 급한 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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