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없는 한국 배구 너무 약해”···일본 언론도 ‘에이스 부재’ 지적
한국 여자배구가 국제배구연맹(FIVB) 2024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숙적 일본에 완패했다. 일본 배구팬들은 전력이 약해진 한국을 향해 “김연경의 공백이 너무 크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12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메세에서 열린 VNL 3주 차 1차전에서 일본에 0-3(16-25 16-25 23-25)으로 완패했다.
1주 차 최종전인 태국전에서 3-1로 승리해 VNL 30연패에서 벗어났던 한국은 2주 차 4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일본으로 넘어와서 치르는 마지막 예선 라운드인 3주 차 일정 첫 경기에서도 패한 한국은 이번 대회 전적 1승 8패(승점 4)에 머물렀다. 순위는 16개국 가운데 14위다.
한국은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배구 조별리그 4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한 이후 일본전에서 내리 0-3으로 3연패를 당했다.
이날 한국은 공격 득점에서 27-47로 크게 뒤처졌고, 블로킹 득점에서도 5-10으로 밀렸다. 결국 실력 차가 그대로 점수로 연결됐다. 그나마 정지윤(현대건설)이 17점을 내 양 팀 최다 득점으로 활약한 것은 고무적이었다. 문지윤(GS칼텍스)이 7점, 정호영(정관장)이 5점으로 제 몫을 했지만, 정지윤의 짐을 덜어 줄 다른 날개 공격수의 득점력이 아쉬웠다.
반면 일본은 이시카와 마유(16점), 고가 사리나(15점), 하야시 고토나(14점) 등 날개 공격수가 고른 활약을 펼쳤다. 일본은 VNL 7승 2패, 승점 21로 4위에 올라 파이널 라운드 한 자리를 예약했다.
경기 후 일본 언론에선 한국 여자배구의 전력 약화에 놀라며 김연경의 부재 공백을 지적했다. 일본 스포츠 매체 ‘디 앤서’는 “도쿄올림픽 4위 한국의 침체는 김연경의 부재 탓이라는 목소리가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일본 배구팬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던 월드스타가 빠진 공백이라는 것이다. 이 매체는 “192㎝의 장신에서 나오는 강렬한 스파이크로 2012년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아시아 최초의 MVP와 득점왕을 획득한 아시아 대표 선수가 도쿄올림픽 후 코트를 떠나면서 한국은 하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 후 일본 팬들이 온라인을 통해 “김연경 선수, 역시 굉장했다는 걸 깨달았다” “존재감이 엄청났다” “그 에이스가 있을때 한국은 정말 강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한편 김연경은 도쿄올림픽 이후 국가대표 은퇴 의사를 밝혔으며, 코로나19로 하지 못했던 은퇴 경기 행사를 지난주에 사흘간 치르며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코트를 누볐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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