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연내 1회 인하"…한은의 금리 셈법은

남주현 기자 2024. 6. 13. 08:1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 7회째 금리 '동결'…점도표 인하횟수 3→1회
CME페드워치 9월 인하 가능성 50→60%대
한은 인하 전망은 4분기나 내년으로 엇갈려
[워싱턴=AP/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20일(현지시각)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하락 추세가 바뀌지 않았다"라면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가까워지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3.21.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 7회 연속 동결과 함께 기존 연내 3회던 인하 전망을 1회로 크게 축소하면서 당분간 고금리 기조 유지를 시사했다. 하지만 시장은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완화에 여전히 2회 인하를 기대하면서 연준의 금리 향방의 불확실성은 완전히 걷히지 않았다.

여기에 한미 금리차 확대에 따른 자금 이탈 우려에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점과 환율 불안과 주택 가격 자극과 가계 부채 급등 우려 등 복잡한 국내 사정까지 더해지며 한국은행의 금리 고민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최근 연준보다 앞서 금리를 낮춘 ECB(유럽중앙은행)와 캐나다 등의 경제 지표 등을 확인하며, 미국 금리에 맞춰 당분간 동결 기조를 이어가다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신호가 확인된 4분기나 되야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美 연준 7차례 '동결'…연내 금리 인하 1회 전망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12일(현지시각)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5.25~5.5%로 결정했다. 지난해 9월부터 7회 연속 동결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기준금리(3.5%)와의 격차는 2.0%포인트로 유지됐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서는 올해 말 금리 수준을 5.1%로 제시돼 연내 기준 금리 인하 횟수는 기존 3회에서 1회로 조정됐다. 내년까지 금리 인하 횟수는 총 5회로 전망됐다. 경제전망을 통해서는 올해 GDP는 기존과 같은 2.1%를, 인플레이션은 0.2%포인트 높인 2.6%를 제시했다.

파월 의장은 간담회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둔화했지만 여전히 높다"면서 "노동시장 상황이 예상 밖으로 약화하거나 인플레이션이 기대보다 빨리 둔화한다면 그에 따른 통화정책 대응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은 연내 2회 인하 기대…나스닥 역대 최고치

반면, 연준의 고금리 장기 시사에도 시장에서는 연내 2회를 기대하고 있다. 정례회의에 앞서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둔화된 영향과 파월의 발언이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근거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5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3.3% 올라 시장 추정치(3.4%)를 하회했다.

CME그룹 페드워치에서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확률은 62%로 전날 53%보다 높아졌다. 연내 2회 내릴 확률도 62%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플레이션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는 지표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금리 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S&P 500 지수는 전일보다 0.85% 오른 5421.03에 마감해 처음으로 5400선을 넘었다. 나스닥 지수는 전일보다 1.53% 올라 종가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인 1만7608.44로 장을 마쳤다. 다만 다우지수는 0.09% 내린 3만8712.21로 마감했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4.02.22. photo@newsis.com

韓 ,고환율 우려에 가계부채·물가도 안 꺾여

결과만 보면 미국이 결국 연내 1~2차례 인하에 나선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한은도 이에 맞춰 금리를 낮추면 간단하다. 문제는 1300원 후반대의 고환율과 더딘 둔화세를 보이는 물가, 주택 재반등 우려 등 국내 사정이 금리 인하를 제약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원·달러는 1340~1400원에서 등락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금리 인하 예상에 따른 주택 가격 재반등 기대에 지난달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6조원 가량 증가했다. 소비자물가 증가율은 2달 연속 2.7%로 내려왔지만 고환율과 지정학적 분쟁에 안심하긴 이르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연준에 앞서 선제적으로 금리를 움직이기 보다는 한동안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이 높다. 경기 부진을 우려해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낮췄다가는 한미 금리 역전차가 사상 최대로 벌어지며 자본 유출과 고물가 가능성을 높아지기 때문이다.

"일단 동결"…인하는 4분기 혹은 내년

한은은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한 캐나다와 유럽 등의 경제 상황과 연준의 금리 결정을 관망하며 한동안 동결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총재는 전날 한은 창립 74주년 기념사에서 "섣부른 완화 이후 물가 불안에 다시 금리를 인상해야할 상황이 오면 감수해야할 정책비용은 훨씬 클 것"이라고 언급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우리나라는 결국 금리 격차 때문에 미국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면서 "금리 격차에 따른 고환율과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에 미국에 앞서 선제적으로 금리를 낮추긴 어렵다"고 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연준에 앞서 금리를 내리기는 힘들다"면서 "환율과 부동산 급등 우려와 1분기 깜짝 성장세에 따른 2분기 여파, ECB와 캐나다의 금리 인하 영향도 확인해야 한다"면서 인하 예상 시점을 10월로 제시했다.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금리 인하가 내년이나 가능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은 올해 1차례 혹은 내년으로 금리 인하를 늦출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경우 한은의 금리 인하는 사실상 내년이나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