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파가 눈앞에서 춤추네”…한국기업이 만든 ‘콘서트’ 애플이 주목

이덕주 특파원(mrdjlee@mk.co.kr) 2024. 6. 13. 07: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어메이즈VR 제작 ‘콘서트’
실감나는 가상현실 공연
비전프로 앱 중 11위 올라
네오위즈 게임 ‘P의 거짓’
애플 디자인 어워드 수상
애플이 매년 본사가 있는 미국 쿠퍼티노에서 개최하는 ‘세계개발자대회(WWDC)’. 올해 두 개의 한국기업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바로 애플의 혼합현실 헤드셋(MR) ‘비전프로’를 이용한 가상현실(VR) 콘텐츠와 유통 플랫폼을 만드는 어메이즈VR과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한국산 게임 ‘P의 거짓’을 맥북으로 출시해 성공을 거둔 네오위즈다. 두 회사 관계자는 애플의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으며, 한국 기업들에 대해서도 애플의 관심이 크다고 설명했다.

11일(현지시간) 애플 본사에서 만난 이승준 어메이즈VR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아티스트들은 스포티파이 같은 음원시장에서는 돈을 벌기 어려운 구조”라면서 “어메이즈VR의 VR콘서트를 만들면 아티스트들은 음원이나 콘서트 외에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건 디 스탤리언, 자라 라슨, 티페인 같은 미국의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어메이즈VR로 VR콘서트를 만들었고, 비전프로 어메이즈VR콘서트 앱에서 이를 시청할 수 있다. 어메이즈VR은 여성 아이돌 에스파와 엑소 출신 남성 아티스트 카이 같은 K팝 아티스트의 콘서트 영상도 촬영해 극장 상영을 마쳤다. 하반기에는 비전프로 앱에서 K팝 아티스트들도 시청할 수 있게 된다. 한 아티스트의 콘서트를 다운로드 받는 가격은 약 13달러다.

이 CEO는 “애플 비전프로와 같은 기기가 각 가정마다 TV처럼 보급된다면, 아티스트가 새로운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내면서 어메이즈VR의 콘서트까지 함께 만드는 방식이 정착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VR콘서트가 아티스트들이 음악을 만드는데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어메이즈VR의 장점은 아티스트가 스튜디오 촬영에 하루만 시간을 투자하면, 나머지는 후반작업을 통해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총 제작비도 일반적인 뮤직비디오 수준이다. 이 정도 투자만으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 CEO는 “어메이즈VR은 현재는 직접 아티스트 콘텐츠를 만들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를 유통하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라면서 “나중에는 아티스트들이 직접 찍은 영상을 우리가 제공하는 툴을 사용해 쉽게 만들 수 있게 준비중이다”고 설명했다.

애플 비전프로의 2차 출시 국가로 한국이 제외된 것에 대해서 이 CEO는 “아쉽기는 하지만 VR사용자가 많은 중국과 일본에 출시된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기대감을 표시했다.

어메이즈VR은 애플 비전프로 용으로만 앱을 만드는 것은 아니고, 대표적인 XR(확장현실)기기 중 하나인 메타 퀘스트 스토어에서도 서비스하고 있다.

어메이즈VR은 2015년 카카오 출신들이 미국에서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현재는 로스엔젤레스에 본사를 한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미래에셋, CJ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LG테크놀로지벤처스 등 한국 벤처투자자와 미국 현지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네오위즈의 ‘P의 게임’은 WWDC에서 공개된 ‘애플 디자인 어워드’ 비주얼&그래픽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지난해 2023년 12월 애플의 앱 어워드에서 ‘올해의 맥게임’을 수상해 벌써 두번째 상이다.

현장에서 만난 최지원 총괄 디렉터는 “P의 거짓은 콘솔과 PC용으로 준비하고 있었는데 애플 측에서 맥용으로도 만들어보면 어떻겠냐는 연락이 왔다”면서 “몇번 메일을 주고받다가 의기투합해서 맥으로도 동시에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맥은 게임용 컴퓨터로 사용되는 경우가 적었다. 하지만 최근 애플이 맥용 고성능 CPU 반도체를 직접 만들어 탑재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작동되는 게임들이 나오고 있다.

한국 게임 개발사들이 맥용 게임을 꼭 만들어야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 최 디텍터는 “꼭 맥용을 만들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게임 개발비가 높아지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준비할 수 있다면 모든 곳에 다 출시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 디렉터는 “맥 용으로 게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애플 쪽으로부터 ‘감동’을 받을 정도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P의 거짓은 WWDC에서 많은 게임 개발사들의 관심을 받았다. 최 디렉터는 “P의 거짓으로 한국에도 훌륭한 개발자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한국보다는 해외 팬들이 많은 것이 P의 거짓”이라면서 자부심을 표현했다.

최지원 디렉터가 만든 ‘P의 거짓’은 한국에서는 드문 소울라이크라는 장르의 게임이며, PC만이 아니라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같은 콘솔로도 출시한 ‘예외적’인 작품이다. 하지만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상업적인 성공을 거뒀고 작품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23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