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경기 8번트, 9회 스퀴즈까지··· 돌아온 김경문의 변화 “제 야구는 나중에”
12일 잠실에서 열린 한화와 두산의 경기. 3-3 동점이던 9회초 김경문 한화 감독은 1사 1·3루 찬스에서 문현빈을 대타로 투입했고, 바뀐 투수 이병헌의 3구째에 스퀴즈 번트를 지시했다. 미처 스퀴즈를 대비하지 못했는지 이병헌이 제대로 공을 집어 들지 못했고, 그사이 3루 주자 하주석이 홈을 밟았다. 스퀴즈로 결승점을 낸 한화는 두산을 4-3으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경기 후 문현빈은 “원래는 히팅 사인이었는데 2구째 파울이 나오고 스퀴즈 사인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지든 이기든 9회에 끝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찬스에서 작전을 잘 수행해 준 우리 선수들 덕”이라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과거 김 감독은 ‘선 굵은 야구’의 대명사였다. 어지간한 상황이 아니고선 번트가 아닌 강공을 택했다. 두산에서 960경기를 지휘하는 동안 희생번트가 불과 427개. 같은 기간 가장 많은 번트를 댔던 SK(현 SSG)의 852개의 절반 수준, 리그에서 단연 가장 적은 번트를 댔다. 창단 초기 당연히 타격이 빈약할 수밖에 없었던 NC 감독으로 재직하던 시절에도 747경기 동안 희생번트는 306개에 불과했다.
그런 김 감독이 지금은 과거의 자신과 다른 야구를 펼치는 중이다. 지난 4일 부임 첫 경기부터 12일까지 8경기를 치르는 동안 벌써 8차례 희생번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가장 많은 숫자다. 전날 두산전에서 2차례 희생번트로 득점의 물꼬를 텄다. 이날 경기도 4회와 9회 이도윤에게 2차례 희생번트를 지시했고, 마지막 결승점은 아예 스퀴즈로 뽑아냈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당분간은 번트를 대야 할 것 같다”며 변화를 인정했다. 김 감독은 “몇몇 베테랑을 빼고 아직 선수들이 상대 좋은 투수들과 싸워서 이기기 어렵다”며 “찬스가 오면 모든 걸 동원해서 어떻게든 점수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이런 발언은 현 한화 전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라고 할 수 있다. 한화 타선은 이날까지 경기당 5.25점으로 리그 5위,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대전 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팀 홈런 60개로 리그 7위에 머물고 있다. 과거 두산이나 NC와 비교해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진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가 노시환 등 4명에 불과할 만큼 확고한 주전 선수도 많지 않다. 여기에 타선의 핵인 요나단 페라자까지 부상 이탈 중이다. 결국, 부족한 화력은 작전으로 메워야 한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김 감독은 자기 야구의 정체성을 여전히 강조하는 중이다. 김 감독은 “당분간은 ‘제 야구’를 떠나서 번트가 필요하지 않으냐는 생각”이라면서도 “나중에 힘이 좀 더 생긴다면 그때 ‘제 야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화 젊은 타자들이 성장하고, 감독의 기대만큼 타선에 힘이 붙는다면 언제든 특유의 선 굵은 야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김 감독은 과거 누구보다도 야수 조련으로 정평이 났던 인물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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