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추격조→2군…지하실 찍고 올라왔다

배재흥 기자 2024. 6. 13.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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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기회 얻은 한화 박상원
최근 6G 2홀드 ERA 1.50
박상원 |한화 제공



박상원(30·한화)은 지난해 팀의 마무리 투수로 뛰면서 55경기 5승3패 16세이브 평균자책 3.65의 성적을 거뒀다. ‘가을야구’ 진출에 사활을 건 한화는 지난 시즌 많은 경험을 쌓은 박상원의 ‘성장’을 바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박상원은 개막 13일 만에 보직을 반납했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 3월24일 잠실 LG전에서 1이닝 2실점으로 불안하게 출발한 그는 개막 5경기에서 평균자책 6.75를 기록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2.25에 달했다. 결국 지난 4월5일 고척 키움전부터 박상원 대신 기존 셋업맨 주현상이 마무리 투수를 맡았다.

박상원은 추격조로도 기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진했다. 지난 4월12일 대전 KIA전에서 0.1이닝 3실점 한 뒤 이튿날 2군행을 통보받았다. 열흘간 2군에서 재정비한 뒤 1군에 복귀한 박상원은 그 후로도 불안한 경기력을 보였고, 5월11일 대전 키움전에서 0.2이닝 4실점 한 뒤 다시 한번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평균자책이 9.26까지 치솟은 상태였다.

16일간 2군에서 재조정을 거친 박상원은 지난달 28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등판을 거듭하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회복하던 박상원은 뜻하지 않은 논란에 휘말렸다. 그는 지난 5일 수원 KT전에서 12-2로 앞선 8회말 등판해 KT 타자 3명을 삼진 2개와 2루수 땅볼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문제가 된 건 세리머니였다. 그는 타자를 잡을 때마다 발을 높이 들거나 주먹을 불끈 쥐며 크게 환호했다.

‘격한 세리머니’는 KT 선수단을 자극했고, 경기 종료 후 벤치클리어링으로 번졌다. 박상원은 다음 날 홈팀 더그아웃에 찾아가 이강철 KT 감독과 주장 박경수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박상원으로선 그만큼 간절하고 절박했다.

박상원은 6월 들어 확실히 살아난 모습을 보인다. 6경기 2홀드 평균자책 1.50을 기록 중이다. 한때 9점대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은 6.86까지 떨어졌다. 지난 11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6-1로 앞선 8회말 등판해 최고 시속 150㎞대 빠른 공을 앞세워 무실점 투구를 했다. 마무리 투수 경험이 있는 박상원이 원래 기량을 회복해 제 몫을 해주면 남은 시즌 한화의 불펜 운용에도 숨통이 트인다.

김경문 감독도 박상원의 반등을 기대하며 기회를 주고 있다. 그 믿음에 보답해야 할 때가 왔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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